지난주 전국 7개 단지 청약 모두 순위내 마감
전월세 가격 상승…입지·분양가가 성패 갈라
지난 주말 13개 견본주택에 15만여명 북적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주변에 비해 3.3㎡당 100만원 이상 싸게 분양가가 책정됐네요. 분양권을 사서 입주하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 분양하는 이 아파트부터 욕심을 내보고 그게 안 되면 분양권을 사든지 해보려고요."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한 견본주택에서 지난 26일 만난 30대 주부의 얘기다.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심사가 강화되며 거래가 크게 줄어든 재고주택과는 크게 다르다. 지난달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236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4%, 전월에 비해서는 29.0% 감소했다.

하지만 분양시장에는 '봄바람'이 불고 있다. 미분양을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내놓은 '착한 분양가'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견본주택에는 방문객들이 연일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 주말 견본주택에도 15만여명이 몰려들었다.


특히 청약은 속속 1순위에서 접수를 마감할 정도다. 지난주 청약 접수를 받은 전국 7개 아파트 단지에는 2만5765명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부산, 대구, 포항, 울산, 평택, 진주, 예천 등 지방 소재 단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모두 1~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며 미분양 우려를 씻어냈다. 청약 경쟁률은 예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이달 초 미달 사태가 속출했던 것에 비춰보면 의미가 적지 않다.

청약의 성패를 가른 요인은 단연 분양가와 입지다. 지난 23일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대구 봉덕동 '앞산서한이다음'은 108가구를 모집하는 일반분양에 1888명이 접수, 평균 1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데도 선방한 케이스다. 대구 지역의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전용면적 77㎡ 분양가를 인근 시세보다 싼 3억1000만원으로 책정한 게 주효했다. 산과 강을 끼고 있으며 봉덕동에는 6년 만에 공급된 물량인 이유도 있었다.


역세권 단지의 경우도 청약 결과가 성공적이었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 C-1블록에 공급한 '센트럴 웰가'는 915가구 모집에 9239명이 접수했다. 전용면적 59.45㎡는 28.1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영주택건설이 부산 당감동에 선보인 '서면2차 봄여름가을겨울'도 평균 7.5대1로 순위 내 마감됐다. 부산지하철 2호선 부암역과 도보로 5분 거리다.


KTX울산역 역세권 개발 사업도 분양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주군 '울산KTX신도시 동문굿모닝힐'은 지난후 467가구 모집에 4964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84㎡B형은 59가구 모집에 1순위서 1139명이 접수해 19.3대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위해 울산시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에 3월 분양시즌에 수요자들의 반응이 지속적으로 뜨겁게 펼쳐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견본주택 방문이나 청약과 달리 계약이 저조한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이번주에만 아파트와 오피스텔 총 7624가구 청약 접수가 있을 예정이다.

AD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은 과도하게 전·월세로 몰리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로 풀이하고 있다. 집값은 하락하는 대신 전세는 물건 품귀로 인해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은 처음으로 평균 전세가율이 74%까지 치솟았다. 전셋값 상승세를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필요없는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뜨거워진 것은 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가계부채 대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방의 경우 가계부채 대책의 시행이 수도권보다 늦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데다 4·13총선의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 조건이나 입지 여건이 좋은 분양 물량이라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재고주택과 달리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