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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유목민]이번엔 1원 전쟁, 서막 올랐다(종합)

최종수정 2016.02.25 10:40 기사입력 2016.02.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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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배송 빠른 곳 찾아 떠도는 '최저가 유목민'늘어
이마트, 쿠팡 정조준 해 '기저귀·분유' 가격경쟁 시작

[최저가 유목민]이번엔 1원 전쟁, 서막 올랐다(종합)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재연 기자]유통업계의 최저가 전쟁이 1원 단위로 치열해졌다. 특정 채널을 선호하기 보다는 가격이 싸고 배송이 빠른 곳을 찾아 떠도는 이른바 '최저가 유목민'이 늘면서 이 같은 가격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끼상품으로 유입된 고객들이 해당 채널에서 얼마나 추가 소비를 할 지 여부도 관건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쿠팡이 최근 특정 제품에 대한 '1원 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각각 오프라인과 모바일 시장에서 최대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어 업계의 가격형성과 유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표적인 상품이 이마트가 쿠팡을 정조준 해 가격경쟁을 시작한 기저귀와 분유다.

이마트에서는 현재 하기스 매직팬티 4단계 기저귀 92매를 2만8300원에, 5단계 76매를 2만9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각각 1매당 307원, 384원이다. 쿠팡은 4단계 132매를 4만600원, 5단계 108매를 4만1490원에 판다. 각각 1매당 308원, 384원 꼴이다.

단, 쿠팡의 정기배송(때가 되면 자동으로 주문, 배송하는 서비스)을 신청하면 1매당 292원, 365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적립금이나 카드할인, 행사 쿠폰 등의 옵션이 있어 구매자 상황에 따라 책정되는 가격이 달라진다. 두 곳의 가격경쟁이 사실상 무의미해 진 셈이다.
[최저가 유목민]이번엔 1원 전쟁, 서막 올랐다(종합)

두 번째 가격경쟁 상품으로 이마트가 발표한 분유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드림 XO 1단계 1개는 이마트에서 2만4860원이다. 3개 묶음 세트로 구매하면 6만7800원, 개당 2만2600원에 살 수 있다. 쿠팡은 3개 묶음만 판매한다. 가격은 이마트몰과 동일하다. 역시나 최저가를 판단하기 어렵고, 무의미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양측이 사실상 가격이 아닌 서비스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고있다. 소비자에게 '최저가'가 아닌 서비스 또는 고유 채널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게 이마트의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목적은 '이마트가 가장 싸다'가 아닌, '이마트도 비싸지 않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어디서 사나 가격은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마트의 체험형 쇼핑, 먹거리와의 연계 서비스, 기타 위락 및 편의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쿠팡 역시 빠르고 친절한 배송이라는 점에서 이마트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가격은 제로베이스로 맞춰 순차적으로 수익성을 조절하고, 각 사의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가장 싼 곳을 찾아 움직이는 소비자들은 분주해졌다. 이들은 업계에서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로 통한다. 최저가로 유인한 고객이 다른 제품도 구매해야 하는데, 이들이 '저마진' 또는 '노마진' 제품만 골라 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들은 대량판매, 대량구매를 콘셉트로 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객단가는 전년대비 각각 0.9%, 1.1% 감소했다. 이마트에서 10개이하 소량구매고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2013년 34%에서 2015년 36%로 늘었다.

실적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늘거나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대표적인 불황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매출이 전년대비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1%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국내매출은 0.2% 줄었고, 영업이익은 61.2%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마진없이 판매하거나 역마진을 감수하고 내놓는 제품이 얼마나 추가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유통업계 가격경쟁의 관건"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번 최저가 경쟁은 업계끼리만이 아닌 업계와 소비자와의 눈치싸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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