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2월이 다른 달보다 2~3일 짧은 이유는 뭘까. 널리 알려진 설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대 로마 황제는 자신의 생일이 있는 달인 8월에 자신의 이름인 아우구스투스(Augustus)를 붙였다(현대 영어의 8월을 뜻하는 'August'는 아우구스투스에서 온 말이다). 그런데 자신의 달이 다른 달보다 짧은 30일이란 게 못마땅했다. 로마 달력에서 홀수 달은 31일, 짝수 달은 30일이다.
결국 권력자의 욕심이 달력까지 바꿨다는 얘기인데 이는 훗날 지어진 얘기다. 아우구스투스가 자신의 이름을 8월에 갖다 붙인 것은 맞지만 가뜩이나 날짜 수가 적은 2월에서 하루를 뺏어 온 것은 사실과 다르다. 로마에서 2월이 28일인 것은 아우구스투스의 양아버지인 카이사르가 '율리우스력'을 만들기 전부터다.
로마의 달력은 처음엔 1월(지금의 3월)부터 10월(지금의 12월)까지 밖에 없었다. 쉬는 겨울 두 달간은 아예 달(月) 자체를 가지지 못했는데 뒤에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Januarius'와 정화를 의미하는 'Februarius'가 추가됐다. 'Januarius'는 겨울이 와서 야누스의 문을 닫는 달이라는 뜻이고, 'Februarius'는 1년을 마무리하면서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축제와 정화의 달이었다. 이 축제의 달은 28일로 당시 로마의 달 중에서 가장 짧았다.
권력자에게 날까지 뺏긴 마지막 달이 아닌 정화와 축제의 달이 시작됐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