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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 흔드는 배송戰]물량은 최대, 요금은 바닥…무한경쟁의 그림자

최종수정 2016.02.01 06:57 기사입력 2016.02.0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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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 흔드는 배송戰]물량은 최대, 요금은 바닥…무한경쟁의 그림자
-물가는 오르는 데 박스당 배송단가 1997년에 비해 줄어
-한 건당 수수료 7~800원…고객 갑질에 울상
-전문가들 과당경쟁 계속…정부 개입통해 최저운임제 도입해야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배송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택배 기사 처우는 수년 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소비자·기업·정부 모두 시장 논리를 내세우면서 근로자 처우에는 무관심해서다.
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한 건당 700~800원에 묶여 있다. 택배 100개를 배달해야 7만~8만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택배기사 수수료는 수년째 오르지 못하고 있다. 배송 평균 단가는 2011년 2534원 이후 지난해 2392원까지 하락,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단가가 줄다보니 수수료가 오를 수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택배비는 일본(7000원), 미국(1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반면 택배 물량은 매년 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물량은 약 18억개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4조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9% 증가했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1명당 연 68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셈이다.

수수료가 오르지 않으면서 수입을 위해 택배 기사 1인이 해야 할 일도 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보통 하루 150건에서 200건을 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기사당 하루 평균 12.6시간 일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사들은 이밖에 6시간 정도의 택배 상차· 분류작업을 해야 한다.
택배기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일부 고객들의 '갑질'이다. '고객이 왕'이라며 택배기사를 심부름꾼 취급하는 고객들이 줄고 있지 않는 것이다. 아이 안전을 위해 택배 차량 진입을 막는 아파트가 늘면서 택배기사들의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참다못한 택배기사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아파트 측이 단지 내 택배 차량 진입을 막고 '걸어서 배송하라'는 통보를 하자 택배 업체 측에서 택배 배송을 거부했다. 당시 택배기사들은 '택배기사는 노예가 아니다'라며 정당하게 차량진입해서 배송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업계의 과당 경쟁 때문이다. 택배회사들은 경쟁사에 밀리면 자사의 택배사업이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박스 당 단가를 올리지 않고 있다. 대기업 계열 택배회사들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도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는 힘쓰지 않고 있다.

정부가 택배산업을 시장에 맡겨 놓은 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않는 것도
택배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개입을 해야만 택배 기사 처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택배 관련 법안을 만들어 최저운임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택배 단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무게·크기·거리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근로자가 물류창고에 근무할 수 있게 허용하는 등의 택배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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