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금으로부터 354일 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당선 뒤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남긴 글이다. 당 대표이자 '친노'의 수장인 그는 작년 2ㆍ8 전당대회에서부터 줄 곳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꾼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당 대표기간인 354일 동안 비주류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던 '위기의 남자'였다.
혁신위의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혁신안 논의가 진행 될수록 당의 내홍도 더 가속화 됐다. 혁신위가 공천혁신안 통과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 할 즈음인 9월 초, 안철수 전 대표는 "당 혁신은 실패했다"며 자체 혁신안을 내놓았다.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뤘던 당내 두 거목의 분열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주류는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하며 안 전 대표에게 동조하기 시작했고, 탈당설과 분당설을 공공연하게 흘리기 시작했다.
'위기의 남자' 문 대표는 자신을 흔드는 비주류를 향해 승부수를 던진다. 안 전 대표의 발언 일주일 뒤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재신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당은 문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당무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문재인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결의문이 채택했고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문 대표는 4ㆍ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불거진 책임론을 잠시마나 벗어날 수 있었지만 아직 당내 분열은 끝난 것이 아니였다.
문 대표는 위기의 순간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제의를 "총선 앞둔 시기에 전당대회 선택은 어렵다"며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결국 안 전 대표는 12월 13일 탈당을 선언했고 제1야당은 분당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또 다시 위기의 순간, 문 대표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탈당한 의원들을 채울 인재영입에 직접 뛰어 들었다. 결국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전 위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며 비주류가 꾸준히 제기해왔던 당권을 완전히 놓았다. 취임부터 퇴임까지 '위기의 남자'였던 문 대표가 던진 마지막 승부수가 통할지는 총선 결과에 달려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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