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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어젠다]革生革死…재계 "존경받지 못하면 생존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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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경제계가 '중장기 어젠다'를 통해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기업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서 비롯됐다. 현재 우리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 우려 속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도 활력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기업인들의 비리ㆍ횡령ㆍ막말 등에서 비롯된 반(反)기업정서를 떨쳐버리기 위한 움직임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반기업 정서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지 못하거나 소비자로부터 사랑 받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만 변한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기업인들이 정치권과 정부가 변해야 한다가 호소한 것은 국회와 정부, 기업의 3대 주체가 합심해야만 현재의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 먼저 바뀌겠다 = 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경제적 지위'는 향상된 반면 '사회적 지위'는 과거 그대로 머물고 있다. 기업들의 보고문화, 소통문화, 여성근로 등이 후진적 문화의 잔재다. 상사에게 와이(why)를 묻지 못하고 의중을 추측하느라 밤샘회의로 시간을 낭비한 기업, 일할 사람 없다면서 지게차 운전에 여자는 안된다고 고집하는 기업 등이 사례로 소개됐다. 최원식 맥킨지 대표는 야근문화에 대해 "의식이 없는 상사, 비효율적 업무관행, 야근은 미덕이라 생각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규제의 근본 틀 바꿔야" = 선진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는 정치권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안돼'식의 사전규제, '이것이것만 하세요'식의 포지티브규제 등을 선진형 규제로 바꾸자는 얘기다.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인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K-뷰티'가 포지티브규제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기능성 화장품을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 차단 등 3종류로 한정해 비타민C 함유, 피부재생 등의 화장품은 경쟁국 미국, 유럽에 비해 제품개발이 제한돼 있다"며 "선진국들이 서비스와 제품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관련산업이 우리나라보다 몇 년씩 앞서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이트클럽 관광명소 육성론도 나왔다. 김현수 국민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한 나이트클럽은 세계 6위에 랭크돼 젊은 유커들이 하루에 8000만원을 쓰고 갈 정도"라며 "DJ, 바텐더 등 청년문화 트렌드에 적합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음에도 1종 유흥업소로 분류돼 은행융자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발묶인 규제 더딘 성장 = 기업들은 경제혁신, 구조개혁 등과 같은 국가의 내일을 책임질 중장기 어젠다들이 단기 이슈에 밀려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규제개혁, 서비스산업 발전 등 국민이 지지하고 역대 정부에서도 수차례 추진해 왔던 중장기 경제 어젠다들이 단기 이슈에 파묻혀 미제로 남은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의는 이에 따라 향후 전담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어젠다의 이행상황점검과 추가 발굴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회의가 반짝 이벤트로 흐르지 않도록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조화와 협력을 통해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상의가 이음새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실증증거, 연구에 바탕을 둔 토론과 검증을 통해 실질적인 개혁추진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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