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눈 올 때는 준비 단단히 하고, 큰 도로 택해야...고립시에는 보험사보다 경찰·119 부르는 게 빨라
A씨는 생전 처음 가 본 지방도로의 고갯길을 헤매다 결국 한 터널 앞에서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바퀴는 속절없이 빙판에 미끄러지고 ABS는 소용도 없었다. 운전 도중 방향을 잃은 차가 벼랑 끝에서 간신히 선 게 몇 번인지도 모른다. A씨는 간신히 경찰과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눈길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우선 운전하기 전에 타이어는 사전에 스노우타이어로 교체하고 엔진 부동액, 배터리 등의 이상 유무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차량 고장이 날 경우 사고는 물론 시골 외진 곳에서는 고립된 운전자에게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기름도 가득 채워야 한다. 만약의 경우 고속도로에 갇혀 있다가 기름이라도 떨어진다면 눈 속에 차를 버리고 걸어서 대피하는 수가 있다.
차를 몰고 나온 다음 목적지를 향할 때는 고속도로 등 큰 길을 골라서 가는 것이 좋다. 한국도로공사ㆍ지자체 등이 직접 관리하는 도로는 대부분 제설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각종 안전 조치도 취해진다. A씨처럼 빨리 간다고 잘 모르는 도로를 지름길로 생각하면 '저승가는 급행버스'를 탈 수도 있다.
대형화물차량 등은 고속도로 주행을 자제하고 휴게소, 비상주차 공간에서 대기 후 운행하는 게 좋다. 또 눈길ㆍ빙판길을 달릴 때는 앞 차와의 안전 거리를 평소보다 2배정도 넓혀 제동 거리를 충분하게 확보해야 한다.
만약 폭설에 고립됐을 때 차를 갓길이나 본선에 방치하면 안 된다. 부득이 차량에서 이탈할 때는 연락처와 열쇠를 꽂아 두고 대피해야 한다. 갓길은 긴급환자의 구급, 구난, 제설장비 비상통로이므로 갓길에는 주ㆍ정차는 피해야 한다. 눈이 많이 내린 지역을 가게 될 때는 도로가 통제될 수 있음을 유의해 목적지 부근의 교통정보 전화(일반국도 1333, 고속도로 1588-2504 등) 또는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사전에 확인하라.
또 폭설로 고립ㆍ조난 당했을 경우에는 보험사에게 전화하는 것 보다 경찰ㆍ119 구조대가 낫다. 보험사나 견인차 업체들은 폭설 구간에서 고객의 요청에 응하는 법이 별로 없다. A씨의 경우도 보험사ㆍ견인차 업체에 연락했지만 견인을 거부당했다. "스노우체인도 구할 수 없어 갖다 주기 힘들고, 지금 바빠서 출동하기 어렵다, 몇 개 현장 마무리되면 출동할 텐데 모래나 뿌려주는 정도"라는 말만 돌아왔다.
A씨는 "경찰 지구대에서 119 구조대를 불러 줘 소방차가 바퀴로 길을 내주면서 안내를 해주는 바람에 간신히 차를 빼서 나올 수 있었다"며 "눈이 올 때 전화 통화도 잘 안 되는 시골의 지방도로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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