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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③]SF공장 - 슈퍼히어로, 꿈을 만들다

최종수정 2016.01.04 14:00 기사입력 2016.0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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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반지의제왕으로 이어지며 할리우드 '캐릭터 만물상' 상상력 대결

영화 '아바타' 포스터

영화 '아바타' 포스터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20세기폭스와 워너브러더스는 약 1세기 동안 주옥같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대부분은 흥행에도 성공했다. 역대 북미 흥행 100위권에 각각 열한 편과 스물네 편이 자리했다. 전반적으로 20세기폭스가 밀리는 듯 보이지만 10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워너브러더스는 '다크 나이트(2008년ㆍ5억3485만8444달러)'가 6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ㆍ4억4813만9099달러)'가 10위다. 20세기폭스는 '아바타(2009년)'가 7억6050만7625달러(약 8887억원)로 1위, '타이타닉(1997년)'이 6억5867만2302달러(약 7696억원)로 3위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ㆍ4억7454만4677달러)'과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1977년ㆍ4억6099만8007달러)'도 나란히 7위와 8위에 올라있다.

영화 '혹성탈출' 스틸 컷

영화 '혹성탈출' 스틸 컷


'타이타닉'을 제외한 세 편은 공상과학(SF) 영화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B급 장르로 취급됐지만 그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메이저 장르로 부상했다. 리처드 플레이셔의 '바디 캡슐(1966년)'과 프랭크린 J. 샤프너의 '혹성탈출(1968년)'이 디딤돌 역할을 했다. 특히 580만달러(약 68억원)의 제작비가 쓰인 '혹성탈출'은 여섯 배에 가까운 3340만달러(약 390억원)의 수익을 남기며 비평가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다. 그렇게 조성된 열기는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의 메가 히트로 이어졌다. 그런데 21세기폭스는 많은 돈을 챙기지 못했다. 1100만달러(약 129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절감하려고 관련 판권과 파생상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 조지 루카스(72)가 제작한 시리즈 여섯 편에 대한 배급수익만 가져갔다. 사실 그것도 루카스가 아량을 베풀어 가능한 일이었다. 21세기폭스는 2012년 루카스가 업계 라이벌 월트 디즈니에 '스타워즈'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길 때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의 SF를 향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리들리 스콧(79)의 '에일리언(1979년)'과 존 맥티어난(65)의 '프레데터'를 시리즈로 제작하며 SF 공포물이라는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 '에일리언2(1986년)'로 인연을 맺은 제임스 캐머런(62)과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타이타닉'ㆍ'아바타'로 이어지는 잭팟을 터뜨렸다.

영화 '에덴의 동쪽' 스틸 컷

영화 '에덴의 동쪽' 스틸 컷


20세기폭스의 오늘을 있게 한 또 다른 장르는 성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1940년대에 성인 관람객의 취향을 자극하는 영화들을 내세워 큰돈을 만졌다. 영화사적으로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 치밀한 범죄묘사 등을 담은 작품들이 돋보이지만 대중적으로 주목받은 건 주로 금기된 사랑을 다룬 것이었다. 특히 메릴린 먼로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1953년)',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1953년)', '나이아가라(1953년)', '7년만의 외출(1955년)', '버스 정류장(1956년)', '사랑을 합시다(1960년)' 등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세기폭스는 이러한 성인물에 깊이를 더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브로드웨이에서 스타 연출가로 활약하던 엘리아 카잔을 할리우드로 끌어들여 '브룩클린의 나무 성장(1945년)', '신사협정(1947년)', '핑키(1949)', '거리의 공황(1950)' 등을 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카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 '초원의 빛(1961)', '에덴의 동쪽(1955)' 등은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했다. '에덴의 동쪽'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제임스 딘은 스물네 살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는데 주연으로 출연한 '이유없는 반항(1955)', '자이언트(1956)' 등 영화 세 편을 모두 워너브러더스와 함께 했다.

영화 '카사블랑카' 포스터

영화 '카사블랑카' 포스터


워너브러더스는 20세기폭스 못잖게 다양한 성인물을 내놓았다.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한 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탐정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몰타의 매(1941년)'와 낭만적인 전쟁 멜로물로 대변되는 '카사블랑카(1942년)'가 대표적이다. 1950년대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할리우드가 위기에 내몰리자 그들은 '벤허(1959년)'와 같은 스펙터클한 영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1960년대에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년)' 등으로 기성세대로부터의 단절이나 미국사회의 부정적 현실에 관한 문제들을 주로 다룬 아메리칸뉴시네마의 문을 열었다.

영화 '배트맨 비긴즈' 포스터

영화 '배트맨 비긴즈' 포스터


워너브러더스는 오늘날 할리우드의 주력 상품인 히어로물 시장도 개척했다. 그동안 TV 시리즈나 B급영화로만 그려졌던 '슈퍼맨(1978)', '배트맨(1989)' 등의 DC코믹스의 캐릭터들을 과감히 전면에 배치했다. 이 전략은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의 흥행으로 이어졌지만 최근 마블코믹스의 무서운 질주에 치여 기세가 한 풀 꺾였다. 감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캐릭터의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해 폭넓은 세계관 등을 보여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전망이 어두운 건 아니다. 워너브러더스는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는 선견지명이 있다. '매트릭스'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년)' '아키라(1988년)' 등이 제시한 암울한 미래를 스펙터클하게 색칠했고, 나아가 '인셉션(2010년)' 등으로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유행을 선도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할 수밖에 없었던 판타지의 세계도 스크린에 구현했다. 특히 2001년부터 3부작으로 제작한 '반지의 제왕'과 함께 출발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컴퓨터그래픽(CG)의 위치를 한 단계 올려놓으며 할리우드에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메이저 배급·제작사의 연도별 최고 흥행작(2000~2015년)

제작연도 / 영화 / 수익(달러)

<20세기폭스>
2015 / 마션 / 224,853,519
2014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233,921,534
2013 / 크루즈 패밀리 / 187,168,425
2012 /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 / 161,139,599
2011 /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176,760,185
2010 / 아바타 / 466,141,929
2009 / 아바타 / 283,624,210
2008 / 호튼 / 154,529,439
2007 / 심슨 가족, 더 무비 / 183,135,014
2006 / 엑스맨 - 최후의 전쟁 / 234,362,462
2005 / 스타워드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 380,270,577
2004 / 투모로우 / 186,740,799
2003 / 엑스맨2-엑스투 / 214,949,694
2002 /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 302,191,252
2001 / 혹성 탈출 / 179,749,279
2000 / 엑스맨 / 157,299,717

<워너브러더스>

2015 / 아메리칸 스나이퍼 / 348,797,073
2014 / 레고무비 / 257,760,692
2013 / 맨 오브 스틸 / 291,045,518
2012 / 다크 나이트 라이즈 / 448,139,099
2011 /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381,011,219
2010 / 인셉션 / 292,558,188
2009 /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 301,959,197
2008 / 다크나이트 / 530,924,926
2007 /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292,004,738
2006 / 슈퍼맨 리턴즈 / 200,081,192
2005 /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273,281,180
2004 /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249,541,069
2003 /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 281,576,461
2002 /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 243,867,371
2001 /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288,516,174
2000 / 퍼펙트 스톰 / 182,618,434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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