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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스' 멀티유즈…스타워즈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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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섯 편 수익이 무려 50兆…10년 만에 돌아온 영화 콘텐츠산업의 아버지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컷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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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작품 '깨어난 포스' 흥행질주...티켓 등 1년 동안 6조원 수익 전망
게임·애니 등 각종 콘텐츠로 파생...특수효과 등 영화기술 혁신도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제목 그대로 숨어 있던 힘이 깨어났다. 공상과학(SF)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세계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10년 만에 돌아온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오리지널 3부작(1977년~1983년),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3부작(1999년~2005년)을 잇는 속편 3부작의 화려한 막을 열었다.
메가폰을 잡은 J. J. 에이브럼스(49)는 할리우드의 블루칩이다. '앨리어스(2001)', '스타 트렉: 더 비기닝(2009)', '슈퍼 에이트(2011)',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 등을 연출하며 조지 루카스(71) 못잖은 독창성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보다 깊이 있고 역동적인 화면을 선보이면서도 전작들의 오마주로 함축될 만큼 '스타워즈'의 고전적인 스타일에 충실히 따른다.

'플래시 고든(1974)'에서 유래된 익숙한 오프닝을 비롯해 광활한 카메라 앵글, 앞의 장면이 지워지듯 사라지면서 뒤의 장면으로 전환되는 '와이프' 장면전환 등을 그대로 가져오고, 영화의 상징인 X-윙, 스톰트루퍼, 라이트 세이버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38년 전 캐리 피셔(59)의 레아 공주와 해리슨 포드(73)의 한 솔로를 그대로 출연시켜 원만한 세대교체를 유도하면서 올드팬들의 뜨거운 향수도 유발한다.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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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람스 감독은 지난 9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스타트렉' 시리즈를 연출해 '스타워즈' 시리즈에 참여하는 데 있어 회의적이었지만 충분한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며 "모두가 알고 있는 우주공간에 새로운 캐릭터를 넣어 또 다른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스타워즈'는 이미 스페셜 에디션을 포함한 여섯 편으로 43억8235만9868달러(약 5조1733억원)의 흥행수익을 냈다. 캐릭터 상품 등 관련 제품 판매를 더한 수익은 약 420억달러(약 49조5810억원)로 추정된다. 미국 LA타임스는 16일(한국시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영화 티켓 판매와 관련 제품으로 향후 1년 동안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단일영화의 역대 최고 수익은 '아바타(2009)'의 약 27억6000만달러(약 3조2692억원)다.

'스타워즈'가 처음 베일을 벗었을 때 지금의 흥행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1977년 2월, 20세기폭스 시사실에서 공개된 1차 편집본을 보고 제작자 게리 커츠(75)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76), 브라이언 드 팔마(75), 마틴 스콜세지(73) 등 명감독들은 혹평했다. 루카스 감독은 거의 유일하게 가능성을 인정한 스티븐 스필버그(69)의 도움으로 편집을 다시 했다.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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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5월, 영화는 20세기폭스의 주식이 두 배로 오를 만큼 크게 성공했다.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작이었다. 빠른 전개, 분명한 선악구조, 모험 코드, 화끈한 액션, 특수 분장으로 무장한 영화들이 속속 쏟아져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스타워즈'는 촬영된 필름을 현상해 영사기로 상영하던 전통적인 제작 방식에도 혁신을 일으켰다. 루카스 감독은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에서 처음으로 HD카메라 촬영을 시도했다. 컴퓨터 편집, 디지털 음향 효과 및 VFX(시각적인 특수효과) 등을 적용하는 방법까지 고안해 오늘날 디지털 시네마의 초석을 제공했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저서 '위대한 영화'에서 '스타워즈'에 대해 "영화 역사에서 기술적 분수령이 된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그는 "'국가의 탄생'이나 '시민 케인'이 그랬던 것처럼 특수효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또 개인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던 1970년대 미국영화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빠른 이야기 진행과 블록버스터로 대변되는 새로운 트랜드로 영화산업의 초점을 이동시켰다"고 했다. 이런 변화에는 당시 미국의 정치 상황도 한 몫을 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미국사회가 보수화되면서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불리는 종합선물세트가 그 빈틈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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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타워즈'의 내러티브는 크리에이티브 요소가 빈약하다. 우주를 지구인들이 온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명하는데 머문다.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1980)'에서 다스베이더(데이비드 프로우즈)가 남긴 '아임 유어 파더(I'm your father)'는 막장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대사다. 루카스 감독은 영화의 내용보다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더 주력했다.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특수효과 업체 ILM을 세웠고, 실감나는 소리를 위해 루카스필름에서 오디오 기술을 담당하던 THX를 부서를 회사로 독립시켰다. 그는 2012년 루카스필름을 디즈니에 넘기면서 '스타워즈'에 어떤 간섭도 할 수 없게 됐다. 루카스 감독은 지난달 CBS와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내가 짠 이야기에 '우리는 팬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며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고, 그들이 그들의 길을 가도록 놔두겠다"고 했다.

영화적 혁명을 넘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은 '스타워즈'의 인기는 그래서 영화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잇단 흥행에서 파생된 게임, 애니메이션, 연극 등이 창조적 가능성을 확대했고 여기서 장난감, 시계, 티셔츠, 모자, 가방 등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돼 원 소스 멀티유즈로 이어졌다. 따지고 보면 루카스 감독 역시 미국에서 코믹북 시장이 성황을 이뤘기에 '스타워즈'를 제작할 수 있었다. 안노 히데야키(55)의 '에반게리온' 시리즈가 '마징가(1972)' 등의 슈퍼로봇 작품에서 비롯됐듯. 다시 점화된 '스타워즈'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열광하던 세대가 경제 주체가 되면서 나타난 후기자본주의적 현상에 가깝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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