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사실상 '투 톱(이사장·기금운용본부장)'의 공백을 맞았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최광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동반 퇴진으로 국민연금의 인사 사태를 어정쩡하게 매듭지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사의 표명 후 즉시 퇴임했고 홍 본부장은 관련법에 의거해 후임자를 결정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지만 굵직한 투자 의사결정 등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후임 이사장 선정과 동시에 후임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절차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신임 이사장 선정을 위해 내·외부 인사 7명이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조만간 꾸릴 예정이다. 복지부는 임원추천위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이사장 후보자 3배수를 추리고 이후 복지부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재가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전에는 이사장 임명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렸으나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 파문에서 '양비론(兩非論)' 잣대를 들이댄 복지부가 국민연금 경영 공백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서라도 후임자 선정에 발 빠르게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기간에는 이원희 국민연금 기획이사가 이사장 직무 대행을 맡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 본부장의 비연임 결정 철회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가 애초 객관적 실적 평가를 근거로 홍 본부장의 연임에 찬성 의사를 내비쳤던 데다 최 이사장 퇴임으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복지부가 홍 본부장의 비연임 결정을 내린 최 이사장에 책임을 물은 것은 홍 본부장의 연임을 사실상 허락한다는 뜻이었는데 둘의 동시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상 모순이 있다"며 "사태를 서둘러 봉합하는 과정에서 내린 결정이라서 향후 경영 진단 결과 등 사태 추이를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