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특허 보호기간 '사실상 8년'으로 합의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하는 12개국 각료들이 미국 애틀랜타에서 의약품 등 주요 부문에서 대략적인 합의를 마치고, 4일 오후 11시(이하 현지시간)부터 협상을 재개한다고 보도했다. 우리 시각으로는 5일 정오다.
이날 합의가 이뤄지면 12개국은 내년 초 TPP협정에 정식 서명하고 각국의 비준 절차를 거쳐 협정이 발효된다.
12개국 장관은 지난달 30일부터 핵심 쟁점인 의약품ㆍ자동차ㆍ유제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당초 예정된 일정을 늦춰가면서 현안 타결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 논쟁이 됐던 신약 특허 보호 기간의 경우 미국이 12년, 호주가 5년을 주장하며 대립했지만 결국 8년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품과 관련해서도 대폭적 시장 개방을 요구했던 낙농대국 뉴질랜드가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리 재정상은 "뉴질랜드가 미국 등과 조정을 본격화하고 대략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TPP는 이밖에도 총 31개 분야에 걸쳐 역내 규제의 투명화와 국유기업 우대정책 축소ㆍ폐지 등의 내용을 담는다. 신약 특허와 저작권, 지역 특산품 브랜드 보호 등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노동자 보호ㆍ환경보호 등 자유무역협정(FTA)에 없는 다양한 규칙을 마련했다.
한편 이번 회담이 진행된 웨스틴 피치트리 플라자 호텔 앞에서는 수십명의 TPP 반대자들이 시위를 계속했다. 이들은 신약에 대한 독점적 특허로 인해 제네릭(복제) 의약품 생산이 지체되는 것을 비판했다. 일부는 "TPP 합의를 멈추라"고 외치며 호텔에 진입하려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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