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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원조' 삼양식품의 굴욕…흰국물라면 전철밟는 불닭볶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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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반짝인기 매출 뚝뚝…히트상품 없어 하락세 계속될 듯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라면의 원조인 삼양식품이 주력 분야에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나가사끼 짬뽕, 삼양라면에 이어 믿었던 '불닭볶음면'마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월 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라면 시장에 일대 파란을 몰고 왔으나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쓴맛을 보고 있다.

농심에 이어 오뚜기에게 2위자리마저 내준 삼양식품의 '굴욕'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AC닐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5월) 3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불닭볶음면이 올해는 283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1년새 14%나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2011∼2012년 하얀국물 라면 돌풍을 일으켰던 꼬꼬면은 뒷심 부족으로 1년새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점차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하얀국물 라면이 그랬고, 국물없는 볶음면도 모디슈머의 증가와 더불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 같았지만 굵은 면발의 등장에 자리를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굵은 면발은 농심의 '짜왕'이 리드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짜왕은 한 달 만에 부동의 1위 신라면에 이어 2위에 오르며, 라면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짜왕의 등장으로 삼양라면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순위 탑 5 밖으로 밀렸고, 불닭볶음면도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시장점유율도 농심은 0.6%포인트 상승한 61.5%를 기록했지만 삼양식품은 0.6% 하락한 11.3%에 머물렀다.

전체 면류 실적을 견인했던 불닭볶음면의 판매 증가세가 꺾이면서 올해 1분기 삼양식품은 739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7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26억원을 기록해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삼양식품의 하향세는 유행에만 치중한 영업전략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1년 하얀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자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증설했다. 이후 하얀국물 라면이 시들해지자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2011년 151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81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꾸준한 제품 개발보다 인기에 편중하기에 급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렇다 할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삼양식품이 오뚜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성장 견인차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농심의 굵은 면발 라면 흥행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거둔 실적만 가지고 시장 트렌드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기존 라면의 가는 면발이 50여년간 사랑받아 온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면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조9700억원 대로 전년 대비 2%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3년 최초로 2조원 대를 돌파하며 성장을 거듭하는 듯 했으나 각종 사건사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정 간편식의 급성장,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중단으로 기세가 꺾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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