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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잇딴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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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사업 한눈팔다 라면마저 입지 흔들…계열사 부당이익 챙겨 도덕성 비난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친에게 사업을 물려받은 지 5년(2010년 3월 취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커녕 실적 부진에 시름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본업인 라면사업은 물론 신사업인 외식업까지 삐걱대는 모습이다. 더욱이 문제는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회장은 지난해 자신과 가족이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계열사를 유통과정에 슬쩍 끼워 넣는 '불법 통행세'를 챙기다 적발돼 망신을 당했다. 때문에 전 회장의 경영 능력과 도덕성에 의문부호를 던지는 이들이 꽤 많다.
◆라면 원조 입지 흔들= 라면의 원조인 삼양라면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당기손익은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라면 매출은 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4% 감소했다. 전체 라면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지만 삼양식품의 매출감소는 매우 심각하다. 1분기 농심 은 매출 3912억원으로 4.54% 감소했으며, 오뚜기 는 1335억원의 매출로 4.62% 줄었다.

특히 한국식품연감에 따르면 삼양라면은 2006년 이후 매출 톱(TOP)5에서 농심의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과 줄곧 순위경쟁을 벌였으나 지난 5월 기준 처음으로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삼양라면의 시장점유율은 11.3%로 떨어졌다.

◆외식사업 녹록지 않아= 라면사업에 한계를 느낀 전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선언하며 외식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회장 취임 6개월인 2010년 8월 인수한 면 요리 전문점 호면당이 빠르게 매장을 늘렸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주로 백화점 내 매장을 개설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아 적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인수 당시 6억원이었던 적자는 점차 확대돼 지난해 15억원으로 불어났다.
전 회장은 이후 제주우유에 이어 크라제버거 등을 인수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라면요리 전문브랜드 라멘:에스(LAMEN:S)를 론칭, 외식 브랜드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의 경우 소비자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데 전 회장이 내세우는 고급 면과 라면 분야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며 "무엇보다 외식업은 이미 심각한 레드오션"이라고 말했다.

◆오너 모럴헤저드 '심각'= 더 심각한 것은 오너가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다.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애국하는 마음으로 라면을 생산했다"고 말해온 전중윤 창업주와 달리 전 회장이 단독 경영을 맡은 후부터 구설에 오르는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형마트에 라면을 남품하는 과정에 계열사인 라면 수프 제조사 내츄럴삼양을 끼워 넣어 부당이익을 챙기게 해준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 26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런 부당이익을 통행세라고 하는데 내츄럴삼양은 별다른 역할 없이 일종의 통행세로 70여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 내츄럴삼양의 대표는 전 회장이다. 특히 아들 전병우씨가 내츄럴삼양의 지분 26.8%를 보유한 2대 주주인 비글스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는 오너 일가 체제의 경영권을 위해 통행세를 거뒀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영업이익 감소, 시장점유율 하락, 오너의 모럴헤저드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는 전 회장의 경영능력에 불명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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