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우 프로감독 출신 첫 WKBL 수장…"현장·행정 조화 통해 여자농구 발전 기여"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농구 감독 출신으로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제7대 총재로 선임된 신선우(59) 사무총장은 엄한 지도자였다. 주전 선수라도 실수를 하거나 작전에 따르지 못하면 벤치로 불렀다. 경기 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임기응변에도 귀재였다. '수읽기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에서 '신산(神算)'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신선우식 속공 농구'는 실책이 나오기 쉽다. 하지만 그는 '속공은 기본'이라는 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래서 연습경기라도 선수들의 실수를 곱게 넘어가지 않았다. 반드시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선수들은 그야말로 감독 무서운 줄을 알았다. 하지만 호통과 질책이 왜 날아들었는지도 이해했다.
WKBL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할 것 같다. 2012년 7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신 총재는 지난해 6월 최경환 전 총재(60)가 부총리를 맡으면서 사임한 뒤 총재 직무대행을 맡았고, 지난 14일 임기 3년의 총재에 선출됐다. 그는 "현장과 행정의 조화를 통해 여자농구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겠다"고 했다. 그 접근 방법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코트에서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연맹을 떠올리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 달라."
프로감독 출신으로 WKBL 수장에 오른 인물은 신 총재가 처음이다. 당연히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현역시절 1m88㎝밖에 안 되는 키로 센터를 맡아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상대를 요리한 그다. 센터는 물론 가드 역할까지 맡아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이 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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