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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암행어사 '감사원' 제 역할 다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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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인사권 강화해 독립성 제고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의 권한과 역할이 날로 커짐에 따라 감사원의 역할 역시 커지고 있다. 감사원의 제대로 일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입법부는 그동안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현안보고 등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왔다. 하지만 입법부는 여야로 나뉘면서 나름의 정치논리와 임기제라는 제약에 묶여 전문성 부족,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제 역할을 하기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거대한 행정부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회계감사와 공무원직무감찰을 할 수 있는 감사원의 역할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감사원은 정부기관과 공직자가 법적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제대로 바르게 행동했는지를 살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감사원 감사보고서에는 정도가 알맞고 바르다는 뜻의 '적정'이 자주 등장한다. 단순히 공직기관이 법규를 지켰냐 지키지 않았느냐를 떠나 제대로 일을 했는지를 따져볼 수 있는 감사기관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굵직한 현안마다 항상 등장했다. 31조4000억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34조3000억을 투입해야 하지만 투자금을 회수조차 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해외자원개발사업, 총체적 부실 사업으로 평가받는 4대강 사업, 세월호 침몰하고 등 굵직한 현안마다 감사원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관련 국가기관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뒤 결과를 공개해왔다.

감사원의 주요상징물 가운데는 마패가 있다. 공직자의 부정을 바로잡고 민간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감사원 스스로도 '삼국시대로부터 사정부, 어사대, 사헌부 전통을 이어 받은 감사원은 민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탐오한 관리들을 징치한 암행어사의 신분 증표였던 마패를 원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감사원은 과연 제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은 정권의 눈치보기 감사, 내부 비리 등의 문제점을 숱하게 지적되어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동일한 문제 없던 곳에서 잘못이 새롭게 '발견'되고 정말 꼭 감사가 필요한 곳은 십수년째 손대지 않는 일들도 있어왔다. 이 때문에 일이 터진뒤에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가는 '뒷북감사'는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대통령 직속기관이다보니 감사원의 정권 눈치 보기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비리의 유혹에 손쉽게 무너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감사원 혁신과 입법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감사원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감사원의 그동안 쇄신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복감사, 감사대상의 불합리한 선정, 방대한 자료요구와 출석요구, 직무감찰 분야에로의 감사 집중과 같은 감사편의주의, 감사행정의 투명성 등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는 전제가 될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입법조사처는 감사원 혁신을 위한 입법개선사항을 몇 가지 진단했다.

입법조사처는 감사원의 입법 과제 첫번째로 독립성 강화를 들었다. 특히 입법조사처는 인사문제와 관련해 5급 이상 감사원 공무원의 임면권을 대통령이 아닌 감사원장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사무총장이나 고위감사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이 아니라면 최종 임명권자는 감사원장으로 하자는 것이다. 관련 개정안은 2013년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바 있다.

또한 감사원의 의결을 담당하는 감사위원(차관급)의 경우에도 현재 감사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 아닌 공정한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2013년 감사원법 개정안을 통해 청와대의 감사위원 인사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대법관이나 검찰총장 추천위원회와 같이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감사의 민주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감사계획수립부터 결과처리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원칙을 마련하고, 감사결과에 대해 소명기회나 불복절차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밀로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 역시 법으로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는 감사원칙에 관한 사항일 뿐 아니라 감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OECD 국가의 감사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들의 경우 국가사업이나 시책의 경제성, 효율성, 효과성을 평가하고 개선대책을 내놓는 성과감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국가가 추진한 각종 사업에서 막대한 재정낭비가 초래한 사례들을 경험하고 있어 성과감사의 필요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객관적 분석의 경우 재정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감사원의 성과감사기능의 국회의 국정감사기능과 연계될 경우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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