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경영현장의 진솔한 얘기를 듣는 자리인 만큼 '스리고' 형식으로 격식 없이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지난 14일 열린 새누리당-전국경제인연합회 정책간담회에서 이상윤 전경련 상무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30대 그룹 실무진을 향해 이같이 제안했다. '양복 상의를 벗고, 넥타이 풀고, 소매 걷고' 허심탄회하게 경영현장을 얘기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이번 간담회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성과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특히 김 대표가 기업들이 일선 경영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30대 그룹 실무진들은 21건의 안건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주로 규제완화와 정부의 신사업 육성 산업의 필요성, 기업 사업 재편 등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간담회가 본격화되자 분위기는 달랐다. 제한된 시간 탓에 진지한 논의는커녕 기업 참석자들이 미리 준비한 안건도 다 말하지 못했다. 결국 일부 기업들은 서면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추후 답변을 받기로 했다.


자원외교 비리수사, 성완종 리스트 등으로 어수선한 정치권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법인세율 인상, 임금 인상 등 실질적인 재계 이슈보다는 개별 기업들의 고충을 전달하는 데에 그쳐 거시적인 현안을 다루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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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과 관련한 논의는 아예 없었으며, 법인세 완화와 탄소배출권 사안에 대해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간담회에 앞서 김무성 대표가 "법인세 인상, 임금인상 등으로 기업이 압박받고 있는데 이런 환경이 기업의 혁신정신을 위축한다"고 말해 보다 점진적인 방향이 잡힐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재계가 듣고 싶었던 답은 하나도 듣지 못한 셈이다.


이번 간담회는 일단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재계가 실무적인 토론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둬야할 듯싶다. 이날 재계에서 제안한 사안들이 정부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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