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보통신(IC) 특수 단말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 한 모씨는 최근 해외업체와 월 2만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금액 규모만 130만달러에 달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최근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큰 걱정에 휩싸였다.
무역보험을 활용하는 중소ㆍ중견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자금이 넉넉치 못해 겪는 문제를 무역보험으로 해결하거나 외상으로 수출한 후 선적서류를 근거로 외국 은행으로 부터 수출대금을 미리 회수하는 등 사례도 다양하다.
2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을 할 때 한 번이라도 무역보험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중소ㆍ중견기업은 1만4047개사로 집계됐다. 전년도에 같은 조사에서 기록했던 1만1826개사 보다 2221개사, 18.7%나 증가했다.
지난 2011년까지 10%를 넘지못했던 중소ㆍ중견기업 무역보험 비중은 2012년 14.5%로 늘었고, 2013년 17.6%를 기록한데 이어 3년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게 됐다.
무역보험공사는 이처럼 중소기업 무역보험이 증가하자 중소기업 무역보험 지원목표를 전년도 대비 9% 늘린 42조원으로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 비중을 지난해 보다 1.4%p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지난달 무역금융 애로해소센터에 업무 경험이 풍부한 영업전문가를 전담 배치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확대했다.
또 정부나 지자체 등 유관 기관과 단체보험 체결을 확대해 다수의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안전망도 강화했다. 아울러 최근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환율변동성이 커져 환변동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보(K-sure) 환위험관리 지원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 가운데 해외 건설시장이나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플랜트기업에 대한 지원방안도 확대했다. 해외 계약에 필수적인 이행성보증을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금 부담이 큰 중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도 늘린다.
김영학 무보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중소중견기업 지원실적 20%를 달성해 임직원 모두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며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어려운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착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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