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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 처럼 될까…'헬리콥터 드라기'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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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슈퍼 마리오가 돌아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과감한 승부수를 환영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ECB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 눈길을 끌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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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총재는 ECB가 오는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약 75조5340억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 총 1조1400억유로를 시중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9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경제 성장 둔화와 디플레이션 위기에 빠진 유럽 경제가 되살아날 때까지 '끝장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를 두고 언론은 '마리오가 바주카포를 쐈다'며 기대를 뛰어넘는 화끈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장은 이번 양적완화 규모가 잘해야 5000억유로 선이 될 것으로 봤다. 하루 전만 해도 "양적완화 규모가 매달 500억유로로 늘어날 것"이란 기사가 대서특필됐을 정도다.
일단 깜짝 효과는 좋다. 발표 직후 유럽의 주요 증시는 대부분 급등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1.32%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도 1.48% 오르며 1만7813.98에 마감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탈리아 재무 장관시절(1991~2001년) '슈퍼 마리오'라는 별칭을 얻었다. 만성 재정적자와 경기 침체에 시달리던 이탈리아 경제를 과감한 개혁과 구조조정으로 살려냈기 때문이다. 그 유명세로 2011년 ECB의 3번째 총재에까지 올랐다.

취임 초기 유럽이 그리스발 재정위기로 흔들리자 그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유럽경제를 구해내겠다"며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명성은 급격히 바랬다. 내놓는 정책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거나 아예 '립서비스'에 그칠 때가 많았다. 초저리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중앙은행 예치금리 마이너스 인하, 커버드본드 매입 등을 내놓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회복은커녕 침몰 일보직전이다. 특히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함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를 성공적으로 회생시켰다고 칭송될 때마다 드라기 총재는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엔 드라기의 승부사 기질이 오랜만에 발휘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19개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각기 다르고 최대 출자국 독일의 견제가 심한 ECB의 구조적 한계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유로존 경제의 체질로 인해 이번에도 성공을 장담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시장은 슈퍼 마리오의 귀환을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여전히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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