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엔화 가치가 7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가운데 오는 14일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엔화 약세 이슈를 둘러싼 정치권 설전이 치열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지난 2년간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0% 넘게 하락하는 것을 지지해왔다. 그 결과 지난 4~9월 일본 자동차회사 5곳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으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일본 대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개선됐다. 기업 실적 개선은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닛케이지수를 7년래 최고점으로 올려놓았다.

그런데 엔화 약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일반 가계의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늘어났고 중소기업들은 위축된 소비심리에 경영이 더 어려워졌다. 지난 1~10월 사이 238개 일본 기업이 엔화 약세 때문에 파산했다. 일본 경제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사실상 '경제침체'에 재진입 했다.


이러한 부작용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효과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아베노믹스는 기업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운이 나쁘거나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민주당 간사장은 "아소 재무상은 중소기업이나 일반 가계의 사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엔화 약세로 인한 부작용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일본의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를 침몰시키고 있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중의원 선거운동에서 10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을 향해 "다시 엔화 강세 시대로 돌아가기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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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2009~2012년 달러·엔 환율이 75엔 수준이었던 전(前)정권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엔화 약세가 부작용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엔화 강세는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려 하지 않고 일본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화 약세 때문에 일본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도요타가 일본에 친환경 자동차 R&D 센터 설립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도 현 정권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엔저로 인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이들이 주머니를 열면서 일본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과거 정권 당시 관광객 수는 800만명에 불과 했었다"고 주장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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