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수수료 최대 절반 감축하려는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수단 동원하겠다"
이해광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중개수수료 개편 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3일 정부의 중개보수 인하안 발표 후 협회에서 진행된 1차 임원 회의 직후였다.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였다.
그는 국토교통부가 3일 최종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협회장은 "요율을 낮추면서 '이하'라는 문구까지 달고 있다"며 "0.4% 이하에서 협의면 0.1%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상한요율이 절반 깎이는 것도 모자라 그보다 더 내려갈 수도 있어 이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협회에서 만난 장준순 부회장도 "정부가 제시한 안을 보면 '~% 이하에서 협의'라고 돼있는데 이러다보면 고객들과의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상한요율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건 너무한 처사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장 부회장은 "현재 중개보수 체계가 만들어진 2000년대 초반에 비해 금리가 낮아졌고 월세전환율도 많이 낮아진 상태"라며 "환산보증금 산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이에 대해 합의한 적도 없고 나중에 얘기하자고만 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예를 들어 지금 2억원짜리 아파트를 월세로 돌리면 서울의 경우 보통 월세전환율이 6~7% 정도기 때문에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이면 딱 맞는다"며 "전세계약을 맺을 때는 2억원에 0.3% 적용하면 중개보수 상한이 60만원이 되지만 월세로 전환하는 순간 33만원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폭을 생각하면 환산보증금 계산할 때 월세에 250을 곱해야 맞지만 200이라도 곱해달라는 게 우리 주장인데 국토부에서는 이야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요율 조정이 안 되면 환산보증금 산정방식이라도 조정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협회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7일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국토부 중개보수 인하방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해광 회장은 "개업 공인중개사의 20%가 매년 폐업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중개보수 인하방침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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