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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수출기업에 호재? 문제는 '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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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슈퍼 달러'에 '초고속 엔저'까지. 최근 연이은 환율 충격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우리 수출기업에게 달러 강세 자체는 나쁜 소식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엔저에 있다. 달러 강세 속 엔저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는 엔저 가속화로 이어져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076.0원에 출발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달러가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원ㆍ달러 환율 13.0원 오른 1068.5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같은 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엔을 돌파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6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엔화 환율은 이달 초 달러당 110엔을 넘었으나 다시 105엔대까지 떨어지며 속도를 조절하다가 다시 한 번 급등했다. 특히 최근 석 달간 엔화가치는 원화가치보다 2배 가량 하락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도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들어가면서 엔ㆍ달러 환율은 연말 113엔까지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일본기업들이 수출단가 인하에 본격 나설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는 지난달 초 발표한 '엔저와 우리 수출입 동향 및 영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일본이 본격적인 단가 인하에 나설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엔저로 인한 악영향은 우리 산업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엔화 약세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발판으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신차 투자에 박차를 높여 다양한 차종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엔저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어 일본 기업들은 각국에서 판촉활동을 강화하거나 딜러 마진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에 시장점유율 2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영국의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9월 국가별 선박수주량에서 시장점유율 20.7%를 기록하며 중국(45.3%), 일본(27.1%)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4, 6, 9월 세 차례나 일본에 수주 경쟁에서 뒤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로 그간 수익성이 좋아진 일본 수출기업들이 투자ㆍ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 수출기업은 안 그래도 중국에 밀리고 있는데 일본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수출에 대한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실장은 "지난 2012년 이후 엔저현상에도 불구하고 수출제품 단가를 유지해온 일본 기업들이 이번 추가 양적완화에 힘입어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경우 단가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제조업에는 상당히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현상 속에 국내 기업들은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것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용옥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엔저 심화 등 대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수출 악화는 물론 내수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내년도 경기 전망 예측도 전반적으로 연초 예상보다 갈수록 수치가 내려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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