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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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포기해야죠."


박은철(33ㆍLH스포츠단)은 2008 베이징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5㎏급 동메달을 땄다. 당시 한국 레슬링이 얻은 유일한 메달. 6년이 흘렀지만 그는 포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김현우(26ㆍ삼성생명), 정지현(31ㆍ울산남구청), 류한수(26ㆍ삼성생명) 등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도 비슷한 처지다. 심권호(42)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는 "대표팀의 사기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임성순(41)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협회 집행부의 비리를 거론하는 기자회견을 열더니 검ㆍ경 스포츠 4대악 비리신고센터와 검찰에 이들을 고발했다. 집행부는 23일 반박 기자회견으로 맞섰다. 지난 24일에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 회장에게 24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내년 대의원총회를 통해 해임 절차를 밟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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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돈이다. 집행부는 "임 회장이 그동안 협회를 위해 쓴 돈은 약 4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이런 저런 핑계로 출연금 기탁을 연기하면서 수시로 감사를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국내 체육협회 회장들은 일반적으로 경기단체에 대해 금전 지원을 하거나 정치적 지원을 받아낼 책임을 진다. 임 회장은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현 집행부가 물러나지 않으면 포상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선수들에게 직접 포상금을 주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를 회장으로 추대한 현 집행부 인사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추대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탄식했다. 김학열(53) 사무국장은 "재력가로 협회에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한국 레슬링의 우울한 현 주소다. 협회는 삼성생명으로부터 연간 운영비 12억원을 받아왔으나 지난해 8월 22일로 지원이 끊겼다. 이후 기업들의 관심을 호소했지만 결실을 얻지 못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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