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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동,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최종수정 2014.10.17 11:29 기사입력 2014.10.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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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 휩싸인 대한레슬링협회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임성순 회장 "투명회계 보장하라"
협회 "출연금 안내려고 말바꿔"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세 개를 따며 부활한 한국 레슬링이 협회 내부의 분쟁으로 갈팡질팡한다. 임성순 회장(41)의 출연금을 둘러싸고 회장과 집행부의 갈등이 폭발했다.

임 회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사무국장과 B전무이사를 비판했다. 그는 "집행부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금 납부를 강요했다"며 "검ㆍ경 스포츠 4대악 비리신고센터에 협박, 폭력 등 이들의 행동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검찰에도 고발했다"고 했다. A국장과 B전무는 "임 회장이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허위"라며 "법정에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리자"고 맞섰다.

갈등의 핵심은 임 회장의 출연금 미납이다. 일반적으로 수익 기반이 없는 경기단체는 회장의 출연금과 각종 후원을 토대로 살림살이를 꾸린다. 회장 선임에 있어 출연금이 중요한 조건인 셈. 임 회장은 아직 출연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는 "A국장과 B전무가 출연금 5억원을 개인회사에 임시로 대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기부금으로 3억원 가운데 7000만원을 영수증 없이 사용하겠다고 해 돈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A국장은 "임 회장이 B전무의 형이 운영하는 사업에 개인적 관심을 보이고서 이렇게 끼워 맞추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협회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기부금 일부를 영수증 없이 사용하겠다는 것 역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날 3억원짜리 수표를 꺼내 보이며 "협회의 회계 투명성이 보장되면 모든 출연금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이 공증을 서겠다며 협회 통장에 넣을 것을 제안하자 "현 집행부가 모두 물러난 뒤에 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에 강경환 협회 감사(64)는 "협회를 믿지 못해서 낼 수 없다면 법원에 공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레슬링 국가대표팀[사진=아시아경제 DB]

레슬링 국가대표팀[사진=아시아경제 DB]


사실 협회는 최근 회계 투명성에 대한 검증을 대략 마쳤다. 전임회장 김모 씨가 협회 예산 9억 원을 횡령하고 삼성생명이 2012년 런던올림픽 코치, 선수들에게 지급한 격려금 일부를 가로챈 혐의와 관련해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모씨는 조사를 받고 도주했다. 최근에는 임 회장의 제안으로 특별 외부감사관 네 명을 선임하고 감사를 진행했다. 임 회장은 협회의 회계 장부를 챙겼다가 지난 15일에야 협회에 돌려줬다. 그럼에도 출연금을 내지는 않았다. A국장은 "약속한 돈을 내지 않으려고 계속 말을 바꾼다. 상당한 재력이 있다고 해서 회장으로 모셔왔는데 실제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임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인천아시안게임 도중 현 집행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위협감을 느껴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경찰의 신변보호 속에 경기를 참관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가 열린 도원체육관에서 충돌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임 회장은 VIP 좌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주위에 경찰 병력은 없었다. 오히려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그는 여유가 있었다.

잇따른 말 바꾸기와 약속 불이행에 집행부는 임 회장의 허위 학력 기재, 직권 남용,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이유로 지난 14일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2차 상벌위원회를 오는 24일 열어 심의한 내용을 토대로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그러나 양 측이 모두 법정 공방을 예고해 협회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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