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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블로그]북핵 이념보다 안보차원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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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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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24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을 제기했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 보유를 주장한 적은 있지만 미국 고위급 인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핵미사일 보유국이 된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인도 등이다. 미국은 핵무기의 무게를 110㎏까지 줄여 크루즈미사일에 장착했고, 인도를 제외한 다른 나라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핵탄두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기술도 이미 보유했다. 2011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계기로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제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ICBM에 장착한다면 미국 본토를 향해 핵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ICBM 외에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있다. 스커드미사일은 사거리 300∼500㎞로 탄두중량 770∼1000㎏이 장착되며 노동미사일은 사거리 1300㎞에 탄두중량 700㎏, 무수단미사일은 사거리 3000㎞ 이상에 탄두중량 650㎏, 대포동2호는 사거리 6700㎞ 이상에 탄두중량 650~1000㎏를 장착할 수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들이 긴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핵보유도 문제지만 핵원료 보유량을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핵을 만들기 위해서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원료는 바로 우라늄이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한다면 어느 국가보다 많은 핵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정과정 때문이다.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는 플루토늄과 달리 핵무기 가공과정에서 연기, 냄새, 특수물질 등 배출이 없고 공정도 간단하다. 감시국가들에게 가공장소와 시점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부터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북한이 이렇게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는 사이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북한의 '남남갈등' 심리전 장단에 맞춰 춤만 췄다. 북한은 지난 5월 세월호참사를 놓고 위로통지문을 보냈다가 바로 미흡한 사고 수습을 지적하면서 '무능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 당국자간 접촉을 놓고 북한은 다음날에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대한 이면의 얘기들을 전면 공개했다. 언론은 이를 두고 개최 경위 등 진실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또 한미 양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연기 합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선공약 파기라며 비난했다. 지난 주말에는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남측 지역주민조차 대북전단을 반대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며 남남갈등을 부추겼다.

대북관련 이슈가 나올 때면 국민들은 민감해진다. 진보와 보수 편으로 가르고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회사 동료와 회식자리에서, 퇴근후 가족들과 식사자리에서도 이념을 놓고 끝없는 논쟁은 이어진다. 하지만 항상 결론없는 감정싸움으로 논쟁은 끝난다. 국민들간 감정싸움은 결국 북한이 의도한 심리전에 철저히 이용당한 꼴이 된다. 앞으로는 대북정책에 대해 '누가 맞냐, 틀리냐'라는 소모전보다 '북핵에 대한 우리의 대책은 뭔가'라는 화두부터 던지고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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