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換공포에 시달리는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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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에 숨돌리나 했더니…'가미카제'식 엔저, 더 무섭네
美시장서 한일 가격역전현상 나타나…시장잠식도 빨라져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삼환(三換)'에 흔들리고 있다. 유로·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유럽ㆍ일본 완성차업체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 급격한 변동폭을 보이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 역시 국내 업체가 반길 수만은 없는 신호다.
일단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는 한숨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환율 탓에 수출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에 비해 더 많은 차를 해외에 팔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줄었다는 뜻이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월별 자동차 수출입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1~8월 국내 완성차업체의 수출액(306억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환율변동 폭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와 올해 월별 수출액과 해당 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 추산해보면 올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31조87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조5811억원)에 비해 7025억원 이상 줄었다.
자동차산업은 국내 생산물량의 70% 가까이를 해외에 내다파는 대표적인 수출업종이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국내 완성차 5곳의 매출은 연간 4200억원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널뛰기 수준이다. 7월 초 1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다시 107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건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지금처럼 속도가 너무 빠르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줘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換공포에 시달리는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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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환리스크 관리능력과 가격경쟁력이 약한 수출 중소업체는 어려움이 배가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중소 부품업체가 긴밀히 엮어 공정을 진행하는 특성상 대형 완성차업체 한두 곳이 환율 리스크에 잘 대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미국·유럽은 물론 신흥시장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일본 완성차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까닭에 엔저로 인한 시장 잠식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엔저로 일본 완성차업체의 수익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머니가 두둑해진 만큼 차값을 깎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근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와 일본 도요타 캠리 간 가격역전 현상이다. 현대차가 올해 초 북미에 출시한 쏘나타는 2만3175달러로 캠리(2만2870달러)에 비해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됐다.

엔저 현상에 대해 일본 내부적으로 찬반이 갈리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당분간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별다른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엔저 혜택으로 일본 도요타 등이 소생한 것처럼 앞으로 일본이 시장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달러 표시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유로당 1500원 가까이 치솟았던 원·유로 환율도 현재는 134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년 만에 10% 넘게 떨어진 것이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원·유로 환율의 하락은 대유럽연합(EU)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럽은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15%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는 미국(10%)과 일본(8%)을 뛰어넘는 규모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로존과의 무역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져 원·유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엔화와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이들 통화보다 원화가치가 더욱 큰 폭으로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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