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량은 곤충?…국내 식용곤충 2호 탄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영화 '설국열차'에서 나온 바퀴벌레로 만든 음식인 '프로틴바'가 실제로 나올 전망이다. 지난 7월 국내 첫 식용곤충이 인정받은데 이어 2호 식용 곤충이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2호 식용곤충으로 인정한 '흰색점박이꽃무지' 애벌레의 모습

2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흰점박이꽃무지'라는 곤충의 애벌레가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받았다. 지난 7월16일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국내 첫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받은지 두 달여만에 2호 식용곤충이 나온 것이다.

식약처로부터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받으면 승인받은 형태와 제품으로 식품 판매가 가능하며, 일정기간 문제가 없을 경우 식품 원료로 공식 등록이 가능하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예부터 초가지붕에서 채집되거나 일부 농가에서 사육해 판매하던 곤충이다. 주로 약용으로 이용되는 데 ‘동의보감’엔 “간 질환 등 성인병 치료 효과가 있다”고 기술돼 있다. 대만에선 제모충이라 불리며 강정제, 통증 완화, 악성 부스럼 치료와 젖을 잘 나오게 하거나 입술이 굳어진 것을 풀 때 이용된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영양적으론 고단백 식품이다. 100g당 단백질 함량(동결ㆍ건조로 수분 제외)이 58g으로 갈색거지리(53g)보다 높다. 지방(수분 제외)은 100g에 18g으로 갈색거저리(31g)보다 적게 들어 있다.

식품포럼 주최로 전날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29차 '뉴스와 셀럽이 있는 식품과 건강포럼'에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이규성 농생물부장은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이 부장은 “장차 국내에서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게 될 곤충 3호와 4호는 장수풍뎅이와 귀뚜라미가 될 것”이며 “뿔이 멋있는 장수풍뎅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금은 대량 사육에 성공해 문방구ㆍ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도 판매되며 누구나 키울 수 있는 곤충”이라고 설명했다.

곤충을 먹는 것은 과거엔 흔한 일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메뚜기ㆍ매미ㆍ딱정벌레 애벌레ㆍ물방개 등 곤충들을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구황식품으로 이용했다. 최근까지도 일부에선 벼메뚜기와 누에번데기를 간식으로 즐긴다.

이 부장은 “국내에선 메뚜기ㆍ식용 누에번데기ㆍ백강잠(말린 누에고치) 등 세 곤충이 식품원료로 사용이 허가돼 있지만 이들은 모두 과학적 연구를 거치지 않고 오랜 섭취 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경우”이며 “미국ㆍEU(유럽연합)ㆍ일본ㆍ중국에도 안전성 연구 등을 통해 식품원료로 최종 허가를 받은 식용 곤충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