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들, 영업익 직격탄 대책찾기 몸부림

엔低 치명상이 弗高호기도 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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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철현 기자] 미국 달러화 강세와 일본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선을 회복하며 시계를 5개월 전으로 돌렸다. 반면 달러화와 연동돼 결정되는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지난달 세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950원대를 맴돌고 있다. 일단 달러 대비 원화 약세로 인해 기업들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가 싶었지만 엔화 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800원대 추가 하락 전망까지 나오자 환 관리는 물론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인 1053.8원보다 2.0원 오른 1055.8원에 개장했다. 전일 9.4원 폭등했던 달러화 강세의 여파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1055.8원은 종가 기준으로 4월3일 기록한 1057.9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문제는 엔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엔 환율은 8월 초에는 100엔당 1000원 선을 지키고 있었지만 중순께 세 자릿수로 떨어지더니 9월 들어서는 950~96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엔화와 비교했을 때 달러화의 강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인데 엔·달러 환율은 전일 장중 109.74엔을 기록해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22일(110.06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재로 작용하는가 싶던 달러 강세도 엔저 리스크가 커지면서 자동차, 전자, 기계, 건설 등 국내 주력 기업들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원화가치의 하락은 수출기업에 반가운 일이다. 달러가 강세가 되면 한국처럼 수출 규모가 큰 나라들은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실적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품 수출액은 312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늘었다. 하지만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332조4334억원으로 오히려 2.3% 줄었다. 원화 강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반전으로 한시름을 덜까 싶었던 기업들의 주름살은 쉽게 펴지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엔저 약세 폭이 원화 약세보다 크기 때문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달러화 강세로 엔화는 물론 원화도 약세를 보이지만 원화의 약세 속도가 엔화의 약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제품이 대부분 일본 제품과 경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가격을 낮춰서 팔 수 있는 반면 우리는 가격을 올려야 수지가 맞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도 엔저 때문에 수출 비상이 걸렸다. 우리 수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일본 수출 상품과 겹치는 품목이 55개에 달한다. 또 이들 품목 수출이 한국 총수출의 54%를 차지한다. 엔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일본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기업과 경쟁중인 현대기아차는 엔화 약세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유지해온 글로벌 완성차 회사 중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올 2분기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내줬다. 원·달러 환율은 낮고, 상대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높아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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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24시간 환율 변동 사항을 점검하는 한편,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환율 비상경영과 관련 ▲낭비요소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 ▲판매물량 최적화 ▲고급차 판매비중 확대 ▲부품 글로벌소싱 최적화 ▲부품현지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과 관련해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심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과 같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 증대로 경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각 기업마다 환 헤지 및 시장 동향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속도 조절의 문제지만 향후 엔화 대비 원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과 한국의 수출경합도가 높아 한국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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