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오늘 하루 피로가 싹 풀리네요."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사츠라 파콘(42) 씨와 일행 다섯 명은 지난 22일 저녁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빠져나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앞 광장에서 힘껏 노래를 부르더니 이내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췄다. 여기에 수십 명이 합세하면서 광장은 축제 분위기로 뒤덮였다. 이들은 자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승리에 취해 있었다.
안산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프와차 찹티프(29ㆍ태국) 씨는 "한국 선수들이 내심 태국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며 "태국이 금메달, 한국이 은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했다. 함께 경기장을 찾은 차피스 탄둔(31ㆍ태국) 씨는 "한국과 결승에서 맞붙게 된다면 아는 동포들을 총동원해 응원전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들을 비롯한 태국 응원단은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춤을 추고 노래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일부는 경기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몇몇은 카메라를 챙겨들고 출입구 앞에서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무리 가운데는 인도네시아 관중도 있었다. 그러나 20여분을 기다려도 선수들이 나오지 않자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
"야, 가슴도 아픈데 (술) 한 잔 빨러가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