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경기침체로 러시아 신차판매 시장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러시아 신차판매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국면이 장기화된 데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서방경제제재 등이 겹치면서 급격히 줄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연간 신차판매량은 300만대를 넘겼으나 올해 200만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지에서 영업중인 주요 브랜드의 판매가 일제히 줄었다. 현지 업체로 1위 브랜드인 라다가 전년 대비 32% 줄어든 것을 비롯해 르노, 폴크스바겐, 쉐보레, 오펠 등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상위 10개 브랜드의 판매가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현대차 역시 전년 대비 6% 줄어든 1만3416대, 기아차는 20% 감소한 1만3644대를 팔았다.
현대차나 기아차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건 쏠라리스, 뉴리오 등 현지 전략차종으로 내놓은 모델이 꾸준히 팔리기 때문이다. 현대차 쏠라리스는 최근 신형모델이 출시돼 쉽지 않은 시장여건 속에서도 판매량을 늘렸다. 지난 달 기준 현대기아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15.7%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늘었다. 점유율이 늘고 있지만 시장이 줄어드는 속도가 워낙 가팔라 현대기아차로서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러시아 신차판매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국내 완성차업체에 당장 악영향을 준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국산 완성차업체가 두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대(對) 러시아 완성차 수출액은 19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현지공장을 두고 있지만 현지 내수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수출입 교역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각종 대비책을 검토중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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