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애인 성폭력 의혹' 색동원 현장검증 나서
변호인 "범행,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해야"
인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 시설 색동원 입소자들을 성폭행 및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설장 김모씨의 첫 공판에서 재판부가 현장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피해자들의 진술 신빙성과 범행 가능성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재판부는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증인신문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24일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장애인피보호자 강간 등),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첫 공판을 열고 오는 5월15일 오후 2시10분 인천 강화군 색동원 시설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달 22일에는 피해자 진술 녹화물을 재생하고 진술분석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검증은 변호인 측 신청에 따른 것이다. 변호인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그 진술(범행)이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색동원 구조와 함께 밤 9시 이후 유리컵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를 경우 외부에 들리지 않을 수 있는지, 당직 근무자의 눈을 피해 범행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당초 야간 검증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야간이 주간보다 고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당직자 동선 등 다른 사항은 주간에도 유추할 수 있다"며 근무시간 내 검증을 결정했다.
검찰도 현장검증에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용공간은 물론 피고인이 별도로 거주했던 공간까지 전체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검증 소요 시간은 두세시간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수사 담당 경찰의 보조 인원 참여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씨도 현장검증에 참여해 직접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재판부는 구치소 측 사정에 따라 불가능할 경우 피고인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향후 양형조사관을 통해 피해자를 면담하고, 일반인 관점에서의 의사소통 수준과 진술 특성 등을 파악한 보고서를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중증발달장애인이기에) 증인신문에서 어떤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변이 잘 나올지, 진술조력인이나 신뢰관계인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미리 파악해 신문에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색동원 직원들의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변호인은 "수사 과정에서 심적 압박을 통해 진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법정에서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과 절차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인지원을 신청하면 고려할 수 있고, 원할 경우 영상 증인신문 방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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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씨는 강화군 소재 중증발달장애인 거주 시설 색동원의 입소자 3명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의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달 19일 구속기소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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