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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은행의 최대 위기…일단 '반쪽경영'

최종수정 2014.09.05 10:28 기사입력 2014.09.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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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심 결정 뒤집고 내린 최수현
이건호 사임, 임영록은 퇴진 거부
계열사 대표이사 대추위 못열릴 경우는 직무대행체제로 갈듯
신제윤 금융위원장 빠른시일내 전체회의 준비지시
전체회의 위원들 의견 나눠질수도…10월 중 금융위 최종결정날 듯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금융그룹 지배구조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 빠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사임하면서 당장 후임자 선정이 시급하지만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상당기간 동안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수년간 직무대행체제로 최고경영자(CEO)가 없는 상황에서 '반쪽 경영'을 해야 할 판이다.

5일 KB금융에 따르면 지주 이사회는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착수하고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다양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소집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연휴가 끝난 11∼12일께 이사회가 열릴 전망이다. 국민은행 이사회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행장의 사임에 따른 직무대행 선임건을 의결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이날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해 "KB금융의 경영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금융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향후 일정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국민은행장 선임은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2명으로 이뤄진 대추위에서 맡는다. 새로운 은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등기이사인 박지우 수석부행장이 행장 대행을 맡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대추위가 사실상 정상적으로 열리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는 임 회장이 대추위 멤버로서 위원회를 열기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최종 중징계 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해 임 회장이 이의신청을 해서 경징계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의신청이 기각되고 행정소송을 하게 될 경우 임 회장 임기 중 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행장 선임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금융위의 중징계에 불복해 제재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한지 3년 만에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일단, 직무대행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박지우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정연근ㆍ이달수 전 KB데이터시스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추위 개최가 계속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금융위의 최종 결정 이후 임 회장의 대응 모습에 따라 국민은행장은 상당기간 직무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가뜩이나 국민은행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반쪽 경영이 장기화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4일 오후 KB금융지주의 긴급 보도자료와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직안정화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 임직원 및 이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적절한 절차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권리구제 절차가 있다"고 언급해 금융위가 최종 결정에서 자신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릴 경우 이의신청할 뜻을 내비췄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위가 최종 결정한다. 신 위원장이 빠르게 전체회의 개최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지만 위원들간에 의견이 나눠질 가능성이 커 임 회장에 대한 금융위의 결정은 10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전체회의는 격주 수요일 마다 열린다. 다음주 17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전체회의에서는 임 회장 징계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안건이 회의가 열리는 전 주에 상정되는데 다음주가 추석연휴 기간이고 임 회장에 대한 징계 안건의 중요도나 시간상의 문제를 감안하면 안건이 상정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전체회의 이후 다음번 개최 예정일인 10월1일도 징계 결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금감원에서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면 법과 절차에 따라 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금융위가 금감원장이 상정한 결론을 뒤집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에서 임 회장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게 되면 이 행장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최종 중징계 결정을 내린 이후에 임 회장이 금융당국의 결정에 승복해 사퇴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역시 대추위에 사외이사 2명만 남게 돼 행장 선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임 회장이 사퇴할 경우 지주 회장 선임은 사외이사 9명으로 이뤄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하게 된다.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정해지는 내부 후보들과 헤드헌팅업체가 추천하는 외부 후보들이 후보군을 구성한 후 서면평가, 평판조회, 심층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지난해 임 회장 선임 때는 5월 초 회추위 가동 때부터 6월12일 임 회장의 후보선정 때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차기 회장 후보에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영 공백을 하루빨리 끝내려면 금융위가 임 회장에 대한 최종 징계를 하루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며 "주전산기 교체 관련 부당압력 행사 및 인사개입 등에 대해 다시한번 철저히 분석해 적합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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