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194㎝ 장신 골키퍼 유상훈(FC서울)이 키커를 압박하자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이 차례로 흔들렸다. 공을 차기 전부터 눈싸움으로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연신 몸을 흔들며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자 실축이 연달아 나왔다. '거미손' 수문장의 선방으로 FC서울이 아시아 정상을 향한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유상훈이 상대 슈팅 세 개를 연달아 막아내며 팽팽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은 2년 연속 4강에 올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웨스턴 시드니(호주)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웅크렸던 포항은 후반 14분 손준호를 교체로 내보내고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도 에스쿠데로와 몰리나 등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 카드로 꺼내들었다. 그러나 소득 없는 공방 끝에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후반 종료 직전 강수일을 두 번째 교체 선수로 내보낸 포항은 연장 시작과 함께 조금씩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연장 전반 3분에는 벌칙구역 왼쪽 부근에서 김재성이 강하게 찬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장면도 있었다. 김재성은 연장 후반 8분에도 위협적인 프리킥을 한 차례 더 선보였다. 골대로부터 약 30m 거리에서 낮게 찬 공을 유상훈이 몸을 날려 간신히 쳐냈다.
결국 수문장 대결로 압축된 승부차기에서 서울이 웃었다. 유상훈이 포항의 1,2,3번 키커 황지수와 김재성, 박희철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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