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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분양 주상복합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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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깎아 특별분양 한다니…제값 주고 산 우리는 어떡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나'는 서울 변두리 미분양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회사에서는 미분양이 아니라 계약 해지분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게 그거라 별 차이는 없습니다.
변두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더블 역세권 랜드마크입니다. 층수가 워낙 높아서 주변에 우뚝 솟아있는 산보다 멋지고 평형도 중대형 위주여서 이 동네에선 제일 부잣집이지요.

가장 큰 평형은 분양가가 10억원이 넘으니까요. 외관도 아주 훌륭하게 잘 빠졌고 아랫층에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있어서 쇼핑하기도 편하지요. 지난해 입주했지만 분양 가구수의 20% 정도가 계약 포기분이어서 듬성듬성 비어있는 곳이 많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2009년 말에 분양했지만 당시 인기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3순위이긴 하지만 일부 대형 평형 몇 가구를 제외하고는 순위 내에 모두 마감했으니까요.
그랬던 내가 요즘 입주민들과 회사의 다툼 때문에 고성이 들리는 걸 보니 착찹한 심정입니다. 내재돼 있던 문제가 이번에 터진 거지요.

모두가 아시다시피 정부는 이달부터 대출 규제를 완화했지요. 또 추석 전후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정비 규제 완화 등 대책을 쏟아낸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지요.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지자 회사가 이번에 승부를 걸었지요. 서울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에서 17%나 할인한 가격에 특별분양에 나선 거지요. 내 인기가 높아진다고 하니 나쁠 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값을 다 주고 이 집을 분양받은 입주민들이 화가 난 거지요. 동네 공인중개업소에는 나를 팔려고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도 많았는데 요며칠 새 많이 줄었죠.

집주인들이 분양가보다 5~10% 정도 싸게 매물을 내놨는데 아직 입주하지 않은 새집을 더 큰 폭으로 할인해 준다고하니 그보다 비싼 집이 팔릴 리가 없지요.

입주민들의 반발과 시위로 이 집을 시공한 회사 임원이 봉변을 당할뻔 하기도 했다지요. 회사에선 입주민들의 반발과 시위로 특별 할인분양을 멈추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할인분양가에 이 집을 사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눈 가리고 아옹인거죠. 에휴~입주민의 속타는 심정도 이해가고, 회사의 입장도 알겠습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불편한 심정입니다. 모두가 웃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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