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공동취재단 인터뷰에서 밝혀...1996년 특별보고서 제출서 작성

[외교부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대다수의 여성들이 강제 동원된 상황이었다. 동원의 강제성은 명백하다"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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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전쟁 중 군대 성노예제 문제에 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국 및 일본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관해 '역사적 기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경제사회위원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61)이 지난 9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자택에서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외교관 집안 출신인 그는 특별보고관으로 1994~2003년까지 10년간 일했고 그 이후 2012년 은퇴할 때까지 아동인권과 관련한 일을 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위안부를 전쟁 중 '군대 성노예'로 한 이유에 대해 "국제법상 노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통제하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에게 전해들은 상황이 명백히 노예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누군가에 통제당했고 움직이거나 탈출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쿠마라스와미는 보고서 작성 배경과 관련, "1995년이 세계 2차 대전 종전 50년이 되는 해였기에 이를 기념해 일본으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를 위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나라든지 전시의 여성 폭력에 관한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특별보고관의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쿠마라스와미는 "제가 활동하던 1995년에는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도 보내고 교과서를 개정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면서 "최근 1995년 이전의 강경한 자세로 퇴보하고 있는 데 이유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이슈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근의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의 변화보다도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쿠마라스와미는 아베 정부가 ‘고노 담화 검증보고서’를 통해 ‘강제성은 있었지만, 여성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내 보고서는 위안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으며, 역사적인 자료들도 많이 보고, 일본 여성 비정기구(NGO)를 통해 들은 정보도 있었다. 이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봤을 때 명백히 대부분 강제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도 몇 년 뒤에 위안부 관련 보고서를 썼는데 같은 결론이 나왔다"면서 "일본 정부가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쿠마라스와미는 특히 최근 일본에서는 고노 담화 검증 발표 이후에 일본 우익들이 위안부를 전시 매춘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등과 관련, "국가는 여성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책임 이행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에 강력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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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라스와미는 조사 당시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의 책임은 이들이 극심한 가난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이행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 대해 비판할 것은 별로 없었다고 회고했다.


최초 보고서를 낸 지 18년 정도 지났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다시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마라스와미는 "일본은 단독으로 사과하고 보상을 제공할 수도 있고, 위안부 대표들과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지만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고 "희생자인 그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의가 구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공동취재단·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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