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의 목적은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호주 카커투섬의 사례와 굴업도의 현재를 교차시켜 섬이 직면한 고통과 사유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씨는 "굴업도는 자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온 섬이지만 시대에 따라 개발의 파도에 휩쓸린 곳이기도 하다"며 "경제적 논리만으로 자연을 파괴하다 보면 인간성도 함께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설명처럼 굴업도는 개발논리에 따라 풍파를 겪은 섬이다. 1990년대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건립 후보지로 오르내리며 몸살을 앓았고 2006년부터는 CJ그룹이 골프장 및 레저타운 개발을 추진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산 곳이기도 하다.
이씨는 호주에서도 정체성을 잃어가는 원주민의 삶을 4년째 카메라에 담고 있다. 황폐해져 가던 시드니 근방의 카커투섬을 예술 섬으로 되살리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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