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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젊은 예술가 '부채' 콜라보레이션…'여름생색전'

접선장 김대석 장인의 민합죽선을 이용한 신혜진의 작품 '당신과 나는 몇 겹의 인연으로 지금에 왔을까'

접선장 김대석 장인의 민합죽선을 이용한 신혜진의 작품 '당신과 나는 몇 겹의 인연으로 지금에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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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랜 옛날부터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사용했던 '부채'. 여름의 상징으로 선면 위에 글과 그림을 더해 풍류를 즐겼던 예술품이기도 하다. 부채는 크게 접는 부채 접선과 둥근 형태의 방구 부채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접선은 고려에서 만들어져 '고려선(高麗扇)'이라고도 해 중국에 전파돼 널리 퍼졌다. 1798년(정조 22) 이만영이 편찬한 유서(類書ㆍ백과사전) 만물보(萬物譜)에는 '접선시고려(摺扇始出高麗)- 접선(접는 부채)은 고려에서 시작되었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접선의 시초가 고려였던 사실은 그 외 많은 기록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7월. '접선'을 주제로 한 장인과 젊은 작가들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전시회가 열린다. 전통예술과 현대미술이 만나 맑은 바람을 선보이는 '여름생색-부채전'이다. '여름 생색은 부채요, 겨울 생색은 달력이라(鄕中生色 夏扇冬曆)'는 속담에서 따온 제목이다. 더위가 시작되는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하고, 다가올 새해를 위해서는 동지에 달력을 선물하는 풍속을 이르는 말이다.

이번 '여름생색'展은 올해 네 번째 개최되는 전시다. 부채를 모티브로 한 미술 공모전 '가송예술상'의 본선 진출작 전시회다. 젊은 작가 총 13명이 접선장인과 협업하거나, 접선으로부터 파생된 의미나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등 우리 고유의 부채인 접선을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대석 장인

김대석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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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협업 부문에 참여하는 김대석 장인(전라남도 무형문화재)은 국내 유일의 접선장으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는 전통제작방식을 재현하고 있다. 담양에 거주하는 그는 재료의 선택과 가공기술, 제품의 완성까지 과거에는 분업화 돼 있었던 접선의 다섯 가지 제작과정을 모두 계승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 김대석 장인의 민합죽선(얇게 깎은 겉대를 맞붙여서 살을 만들고 그 위에 종이나 천을 발라서 손에 쥘 수 있도록 만든 부채)을 이용한 신혜진ㆍ장은우ㆍ송용원 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혜진 작가는 앞뒤로 중첩된 두 개의 반투명 비단 위에 50개의 부채를 겹겹이 붙여 구현했다. 작가가 그 동안 주목해 왔던 '겹'과 '인연'이라는 키워드에 과거 부채를 통해 서로 관계를 맺어 왔던 선조들의 풍습을 담고자 했다. 장은우 작가는 골목길 풍경과 인사동 지도를 장인의 부채 위에 입혔다. 부채의 본래적 기능에 휴대 가능한 명소의 지도와 작품을 그려 넣어 기능의 확장을 보여준다.

전시기획을 맡은 박소민 수석 큐레이터는 "장인이 만든 전통 부채와 젊은 작가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표현해 낸 부채 작품을 통해 한 여름 우리 마음에도 신선한 바람을 쐬어 볼만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부채표 가송재단에서 주최, 동화약품이 후원했다. 윤광열 동화약품 명예회장과 부인인 김순녀 여사의 사재 출연을 통해 설립된 재단은 그동안 학술연구 지원사업과 장학생 선발, 전통문화지원사업 등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 2011년 부채 전시회 '여름생색'과 2012년 공모전 '가송예술상'을 개최해 기존의 전통문화지원사업에서 문화예술영역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전시는 7월 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02-730-1144.
김대석 장인의 접선

김대석 장인의 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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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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