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씨티그룹 "경상수지 자체보다 수출품목 구성이 더 중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해 여름 '버냉키 충격' 이후 신흥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상적자에 팔고 흑자에 사라'는 말이 유행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충격으로 대규모 자금이탈과 증시폭락, 통화급락 등을 겪었던 신흥국들은 대부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거나 적자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국가들이었다. 따라서 투자시 이 지표를 잘 봐야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원자재에 팔고 제조업에 사라'는 새로운 신흥국 투자 법칙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대상 국가의 수출 규모 자체보다 어떤 품목을 주로 수출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씨티는 원자재 슈퍼 싸이클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원자재를 팔아 먹고 사는 국가들보다 제조업 수출에 주력하는 국가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요 회복에 따라 그동안 원자재 수출국에 밀렸던 제조업 수출국의 부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올해 원자재 값이 뛰고 있지만 가격 랠리가 장기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견해다.


수출 품목에서 원자재가 비중이 높은 것이 역으로 경상수지 적자 자체를 확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취약 5개국'으로 묶였던 인도와 터키가 올해 경상적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수출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것과 연관된다. 올 1·4분기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12억달러(약 1조2141억원)로 4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42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원자재 수출국으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5%였던 경상적자가 올해는 2.8%로 늘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떼제네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올 1~4월 석탄 수출은 74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억달러 줄었다.

AD

씨티그룹은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으로 인도네시아와 함께 브라질·아르헤니나·칠레·콜롬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 등을 꼽았다. 인도·터키와 함께 한국·중국·말레이시아·필리핀·폴란드 등은 제조업 수출국으로 분류됐다.


씨티그룹의 길레름 몬디노 전략가는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같은 충격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제조업 수출국은 원자재 수출국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