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양대 단체 중 하나를 일시에 부정해버린 사법부의 판단은 일단 논외로 하자. 새 교육감들이 교육부와 전교조 사이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문제는 논란의 '핵'인 전교조다. 지금 전교조가 조퇴 투쟁까지 불사하며 정부에 반발하는 이유는 '참교육이 무너질까봐'라기보다 거칠게 말해 '너무 억울하고 화나서'처럼 보인다. 물론 그게 아닐지라도 밖에서 '그렇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한쪽의 목소리를 제거하려 함으로써 지금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만 봐도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존중돼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판결 전 제출한 탄원서에 쓴 말처럼 우리 학교에는 "교총의 목소리도, 전교조의 목소리도 필요하다." 전교조는 정부에 맞서는 일을 넘어, 교육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교조가 왜 생겨났고 무엇을 위해 25년을 걸어왔는지, 왜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되는지부터 설득해야 한다. '분노의 이유'를 설명해야 할 상대는 정부 이전에 국민이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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