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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셴코 취임…격랑속 우크라이나 빛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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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 갈등 해결·러와 관계 개선·경제난 극복 등 해결과제 산적

▲페트로 포로셴코

▲페트로 포로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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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초콜릿 왕' 페트로 포로셴코(48·사진)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5번째 대통령에 취임했다. 중도적이고 협상력을 갖춘 기업가 출신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축출 이후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정국 혼란이 수습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동부지역 분리주의 세력들이 포로셴코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병력 증강을 지시하는 등 긴장의 불씨는 여전하다.
국가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나선 포로셴코는 동부지역 혼란을 수습하고 유럽연합(EU)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취임 연설서 '지역 갈등 해결' 강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로셴코는 취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국가 통합성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취임 후 동부지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동부 지역에 대해 연설을 할 때 우크라이나어 대신 러시아어를 쓰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선보였다.

포로셴코는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뿐"이라면서 "나는 전쟁과 복수를 원하지 않으며 분리주의를 지원하지 않는 동부 주민들을 모두 사면하고 러시아 용병들이 귀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포로셴코는 조만간 전국에서 조기 총선을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러시아가 주장하는 연방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크림 합병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로셴코는 "크림은 과거에도 우크라이나의 땅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면서 "어제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산적한 과제·무거운 어깨=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포로셴코가 반년 넘게 이어져온 우크라이나의 정치·사회·경제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서구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로셴코가 직면한 3가지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포로셴코의 첫 번째 과제는 동부지역의 긴장감 완화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조만간 동부지역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분리주의 세력들이 포로셴코의 방문을 환영할리도 없다.

그가 동부지역에 대한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분리주의 세력들은 여전히 포로셴코가 외국 대통령이라면서 그와 협상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분리주의 세력과 정부군의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우크라이나 대선 이후에도 양측 간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EU와 협력 추진, 러 반발 불 보듯 뻔해= 포로셴코의 두 번째 과제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다. 그가 프랑스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가짐에 따라 푸틴이 최소한 우크라이나 신임정부의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푸틴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정부의 합법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파시시트들의 불법 집권이란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우크라이나와 EU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다. 포로셴코는 앞서 중요한 국정과제로 우크라이나의 유럽화를 선포하면서 "최대한 빨리 EU와 경제협력을 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포로셴코는 취임 연설에서 "(EU와의 협정에 서명할) 펜은 내 손안에 있다"면서 "유럽식 민주주의야말로 인류가 만든 최선의 정부 형태"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유럽화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져온 우크라이나 사태를 촉발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다. 포로셴코의 친EU적인 행보를 러시아가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우크라이나로선 EU와 러시아 양측 모두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경제협력 구도를 찾아내는 것이 최대 과제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서구 정상들을 만났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할지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서구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이후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적은 내부에= 타임은 포로셴코의 마지막 과제이자 가장 큰 숙제는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키예프의 반정부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들은 언제든지 다시 시위를 이어갈 수 있다. 포로셴코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국가 통합에 실패할 경우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을 축출하고 다시 우크라이나가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과거의 시나리오가 반복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포로셴코는 우크라이나 정치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정경유착과 부패, 비효율성과 같은 만성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재정위기에 빠진 경제부문의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과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세금과 에너지 요금 인상, 각종 보조금 폐지, 최저임금 동결 등의 조건이 걸려 있어 포로셴코 정권이 향후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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