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골프 접대 및 상품권 수백만원 건네…압수수색 앞두고 서류 빼돌린 정황도 포착
해운업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는 해수부 공무원에게 술과 골프를 접대하고 상품권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로 김모 한국선급 본부장(59)과 김모 팀장(45)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2011년 추석께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본부장으로부터 780만원가량의 상품권을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김 본부장은 당시 상품권을 받은 공무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한 채, 계획했던 것보다 적은 인원에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갖고 있던 법인카드를 해수부 공무원에게 건네 사용하도록 했다. 김 본부장은 신설된 본부장 자리에 취임하면서 한국선급 임원에게 50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팀장은 3년 동안 허용된 법인카드 사용액을 4000만원 넘게 초과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팀장 역시 향응 및 로비를 펼친 대상 공무원을 특정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검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 한국선급 직원들이 임원실과 비서실 등에서 서류를 빼돌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증거은닉 여부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선급이 해수부 승인 없이 자회사를 설립했고 선박안전 문제를 포함한 부실업무 지적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임직원이 분담해 여러 현안과 관련해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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