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官崩] 빅시리즈를 마치며 = 본지의 제언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관료개혁은 관피아(관료+마피아) 근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유관기관 재취업을 금지시키고 학연·혈연·지연, 전·현직 간, 관료와 유관기관 간의 사적모임 등을 모두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감사·감찰을 강화해 무능·무소신 공무원을 솎아내는 한편 민간전문가 채용도 늘리고 신상필벌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초유의 관붕(官崩)사태'시리즈를 위해 대화를 나눈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관료개혁은 관료사회만을 타깃으로 해서는 반쪽짜리고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뿌리 깊은 관료집단의 구조적 병폐에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시민사회권력, 노조권력, 언론권력 등과 얽히고설켜 있다. 관료라는 한 고리만 제거하는 개혁이 목표가 될 수 없고 개혁이라 부를 수도 없다는 말이다.
관료개혁은 사람개혁인 동시에 의식개혁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대통령이 말하면 총리부터 부총리, 장관들이 머리 숙여 받아쓰기하는 회의에서 무슨 관료개혁이 나오겠는가"부터 "대통령과 장관이 맨날 공무원들에 '잘못하면 자르겠다'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치인 출신 낙하산, 보은성 낙하산 인사의 근절 대책이 없는 관피아개혁, 공기업개혁 역시 공허한 메아리다. 행정권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반대로 정치권력과 감사원ㆍ검찰 등 사정권력, 시민사회권력의 부상이라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뿐이다.
진입과 퇴로를 모두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낙하산 근절과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이미 제도화된 로비스트를 양성화하자는 것이다. 퇴로를 열어주되 이를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엄격히 규제하자는 취지다. '제2의 황철주'를 막기 위해 주식백지신탁제도의 개선도 논의대상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박근혜정부 초대 중기청장에 내정됐지만 보유주식 전량매각 제도 탓에 사퇴했다. 이 제도는 민간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정부의 인선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달라진 시대에 맞게 공직자상도 새롭게 짜야 한다. 현재 관료조직에는 1950~90년대생이 포진해있다. 전후세대, 개발연대시대, 민주화시대에 입성한 공무원과 정보화, 융복합화시대에 진입한 공무원의 업(業)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국민들이 보는 공무원상도 달라졌다. 100만명의 청년백수와 집 한 채 겨우 구해놓은 사오정·오륙도 세대에겐 은퇴 후 연금받고 산하기관에 재취업해 고액연봉을 받는 관료는 탐욕으로 비춰지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의 관료개혁이 성공하려면 자기반성을 통한 의식개혁이 먼저이고 이에 맞는 시스템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관료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 돼야지 관료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기침체 등 마냥 놔둘 수 없어…"졸속 아니되 너무 늦지 않게"
안전대책·책임자처벌·개각 폭 등 한 그릇 담은 담화 형태될 듯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세월호 참사 사후 대책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된 대안을 가지고 국민 앞에 서겠다"고 말한 '대안'에는 국가안전처 설립 등 안전대책뿐 아니라 관료사회 개혁, 책임자처벌, 개각 폭 등 총괄적 내용이 담겨 대국민담화 형태로 6ㆍ4지방선거 직전 발표될 것이라고 7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애초 15일쯤 이 같은 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으나 '땜질식 처방'은 안 된다는 지적에 따라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한 서민경제 침체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어 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6일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으로 '경기회복'을 언급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7일 "세월호 사고로 정부가 안전혁신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추진할 동력은 얻어진 상태"라며 "박 대통령이 언급한 '제대로 된 대안'에는 비단 안전뿐 아니라 세월호 문제에서 드러난 전반적 문제를 두루 다룬 국가개조급 발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시점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언제까지 슬픔에만 젖어있을 순 없다는 위기감도 강해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며 "지방선거 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확보해 준비한 뒤 발표하는 일정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내놓은 추모 메시지에서 처음으로 '경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6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작년 한 해 힘겹게 경기회복의 불씨를 피워냈지만 아직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도 거론하며 녹록치 않은 대내외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세월호 이후'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연휴 이후에도 별다른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며 세월호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소조기가 끝나는 10일 이후 세월호 인양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 추이를 살피는 것이 현재로선 최대 관심사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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