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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콘텐츠, 글로벌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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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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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종영한 국내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열풍으로 주인공들이 입고 나온 옷 등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외국인들이 공인인증서 없이도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공인인증서 의무화를 폐지하는 전자거래법이 발행되기도 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경제효과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행동 습관과 문화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작년 그리고 올해 우리 콘텐츠가 성공리에 해외에 진출한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서 문화 콘텐츠가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성장동력인 동시에, 이를 활용한 우리 기업들이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성패지기(成敗之機)'의 기로에 서있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주요 글로벌 기업순위를 살펴보면, 3대 글로벌 기업 순위에 포함된 한국 기업의 수가 2004~2013년 10년간 거의 변함이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연일 들려오는 '한류 열풍' 속에서 세계적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만한 우리나라 기업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기업의 대표로서 기분 좋을 리 없다. 말 그대로 열풍(烈風)인 한류에 대한 외국인들의 큰 관심과 경제적 효과가 한때 몹시 사납고 거세게 부는 바람으로 멈추지는 않을까, 또 이 바람을 타고 순항해야 할 음식업과 서비스업 등 콘텐츠 기반의 산업들이 글로벌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는 않을지 우려가 앞선다. 특히 내수 시장이 위축된 시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인기 드라마의 성공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성공의 원인이 단순히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얻었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이뤄진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의 촬영이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극심한 교통 체증 유발 등의 논쟁 속에서도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얻고 있는 것은 경제 효과 등의 지표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 국민과 정부 기관 등이 그 작품에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호감도와 관심 때문인 것 같다. 이처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군의 경우 전 세계 각 나라 소비자들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얻으면 의식주부터 쇼핑 등 다양한 문화 속에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속성과 확대 발전 가능성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미국의 중심 뉴욕, 맨해튼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삼성, LG, 현대 등 국내 산업계 선두업체들의 화려한 광고물이 시선을 끌었다면, 지금은 카페베네를 비롯한 한국의 대표적인 외식업체들이 뉴욕을 찾은 해외 관광객과 현지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카페베네 뉴욕 타임스퀘어 매장의 경우 현지인과 유학생들이 카페라는 공간에서 각자의 문화를 향유하고 공유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 카페 문화를 자연스레 전파하고 있다. 뉴욕 한가운데 있는 카페 한 곳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와 세계가 소통하는 양방향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뉴욕 매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가 기획한 '2014 맨해튼 실내악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나, 전 세계에 '아리랑'을 전파하기 위해 결성된 대학생 문화단체 '아리랑 베네스쿨'의 국악 공연 등을 진행한 것도 탄탄한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세계화에 도전하고자 하는 카페베네의 전략이다. 동시에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미국 뉴욕 현지 할렘가에 위치한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등 현지에서 한국과는 다른 또 새로운 문화를 또 만들어나가고 있다.
빠르게 흘러가는 뉴스피드, 초단위로 변하는 실시간 검색어까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기업과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는 소비자의 삶 속에서 하나의 문화로 역할을 할 때 그 어떤 하드웨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오늘 아침 우리가 입은 티셔츠 한 장, 한 잔의 커피와 빵 한 조각은 단순히 겉옷과 한 끼의 식사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까다로운 소비자가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선택한 각 개인의 콘텐츠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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