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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불성 담은 '이세웅 전각돌' 조각전

최종수정 2014.04.30 14:21 기사입력 2014.04.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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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웅 작가의 전각돌 작품 모음

이세웅 작가의 전각돌 작품 모음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삼성동 도심에 자리한 천년고찰 봉은사에서 다음달 6일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전각(篆刻) 돌에 부처님 말씀과 불화 이미지를 새겨 넣은 '전각 돌 조각전'이 열린다. 그동안 전통미와 현대적인 조형미를 겸비한 현대서예와 전각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세웅 작가의 작품들이다. 일반인들에게 불교관련 내용을 그림과 글씨로 표현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전각용 작은 돌에 다양한 서체와 삽화를 가미한 예는 흔치 않다.

특히 이 작가의 작품이 독특한 것은 돌의 사방 측면에 조각과 전각기법을 혼용해 음,양각으로 새긴 후 채색을 가미한 점이다. 보통 전각작품은 돌의 밑면에 글귀를 새겨 종이에 찍거나 탁본을 뜨는 방식이 많다. 이 작가는 입체적이며 회화적인 조형미를 겸비했다. 전각의 측면에 예리한 칼을 붓 삼아 글씨와 그림을 새겨 넣었다.
작가의 정교한 솜씨를 살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반야심경'이다. 이 작품은 한쪽 면 크기 ‘사방 9cm’ 네 개의 넓이에 무려 260자의 반야심경 전문을 새겨 넣었다.

또다른 작품들에서는 '법구경'의 주요 경구들을 살펴볼 수 있다. 삶의 깨달음에 다가갈 수 있는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넓이 ‘4×12cm’ 두 면에 새긴 작품 '명철품 17장'의 경구 ‘學取正智 意惟正道 一心受諦 不起爲樂 漏盡習除 是得度世’는 “바른 지혜를 배워서 얻고 오로지 바른 도리에 뜻을 두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진리를 받아들이며 욕심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으면 번뇌가 다하고 그 습기도 다하나니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건널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세웅 작가는 "법구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곧 부처님의 생전 말씀이고, 그 짧은 구절 속에 우리 삶을 돌아보며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며 "이런 간결하지만 영원할 수밖에 없는 가르침을 영구적인 돌에 혼을 담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 법구경에서 선별한 경구 외에도 불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자어 ‘空ㆍ佛ㆍ無ㆍ卍’이나, 연꽃과 관음보살 등의 이미지를 돌에 전통적인 전각기법으로 새겨 넣되, 심플한 패턴과 색감을 가미해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했다.
봉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교구에 속한다. 이 절의 기원은 794년(원성왕 10)에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창건한 견성사(見性寺)로 출발했고, 후에 1498년(연산군 4)에 정현왕후(貞顯王后)가 성종의 능인 선릉(宣陵)을 위해 절을 중창한 뒤 봉은사라고 새로 이름을 붙였다.

봉은사의 원학 주지스님은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u?umbara)처럼, 억겁의 인내로 실천하는 삶이 중요할지 모른다. 결국 천고(千古)의 세월이 빚어낸 돌에 부처님 말씀을 새긴 이세웅 작가의 전각작품은 바로,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우담화(優曇華) 선물인 셈”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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