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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음친구 통해 삶의 의욕 살아나

최종수정 2014.04.30 08:10 기사입력 2014.04.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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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마음이음친구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 삶 의욕 북돋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늙고 병들어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그냥 빨리 죽어야지”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옥수동에서 홀로 살고 있는 김 모 할머니(86). 할머니는 늘 입버릇처럼 이 말을 했다. 일반 사람이라면 흔한 노인의 푸념이라고만 생각했을 이 말. 그러나 주기적으로 할머니를 진료하던 이영수 가정방문간호사는 김 할머니의 계속되는 푸념이 자살심리라고 판단, 성동구 자살예방센터에 의뢰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고재득 성동구청장

곧 센터 직원이 할머니댁을 방문해 상담에 나섰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했다. 그 중 하나가 항상 홀로 계신 김 할머니에게 마음이음친구를 이어준 것이다.

할머니는 “집 근처에 사는 이 친구가 가족처럼 나를 돌봐요. 대화를 하니까 마음 허한 것이 많이 줄었어.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니 즐겁게 살아야지. 맛있는 것도 나눠먹고 산책도 같이 하면서 지내니까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마음이음친구인 김모씨(79)는 “자살예방지킴이 교육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이런다고 자살이 예방될까? 괜히 한다 했나?’ 생각도 들었어요. 처음엔 삶의 의욕도 없고, 모든 걸 귀찮다고 하시면서 죽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분이 지금은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겠다고 산책도 열심히 하는 걸 볼 때면 보람도 느끼고 뿌듯해요. 지금은 친구처럼 지냅니다”라고 전했다.
처음 할머니를 센터로 연계한 이영수 간호사는 “전에는 그냥 아픈 어르신들 푸념이라 생각하고 한 귀로 흘렸어요. 그런데 자살예방지킴이 교육을 받고는 그런 말들이 쉽게 넘겨지지 않더라고요. 만약 그 때 내가 교육을 받지 않고 할머니의 말을 흘려버렸다면 혹시나 일어났을지 모를 사고에 아찔하죠. 할머니가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동구는 지난해 9월 이후 기존 정신건강센터가 운영하던 자살예방사업을 확대 개편해 보다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살예방센터를 운영하며 생명존중에 앞장서고 있다.

주된 사업은 지역주민이 직접 자살예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살예방지킴이 사업이다.

지난 한 해 복지관련 전문 종사자를 비롯해 통장복지도우미 등 924명을 자살예방전문가로 양성했다. 이들이 센터에 의뢰한 자살고위험군만 725명에 이른다.

센터에 연계되면 정신보건전문요원과 직접 만나 면담과 검사를 하고 위험정도에 따라 맞춤형 개별관리를 실시한다. 뿐 아니라 한양대병원 응급실과 협약을 맺고 자살시도자 위기관리와 자살 이후 남겨진 유가족 관리도 함께하고 있다.

자살예방지킴이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우울증 등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이 있다면 성동구 자살예방센터(2286-7110)로 문의하면 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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