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최 종합편성채널 MBN중계로 진행된 이날 2차 TV토론회는 당초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인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큰 공방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김황식·정몽준 두 예비후보는 곳곳에서 부딪쳤다. 두 예비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 책임 소재에서부터 충돌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번 사고는 불법, 편법과 탈법, 부도덕한 기업인의 탐욕의 탐욕, 그리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관련 감독기관의 책임이 한 데 어우러진 사고"라며 '기업' 책임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현대중공업의 안전사고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김 예비후보가 (정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초일류 기업이지만 최근 안전사고로 7명의 근로자를 희생시킨 안전 불감증이 심한 기업이고 원전 비리사고에도 연루돼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정 후보도 안전사고와 안전 불감증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는 지난번 토론회에서도 그랬지만 저보다 회사를 잘 아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삼성과 대우조선도 있고 다 같이 노력할 일인데 특정한 회사가 저와 관련돼 있다고 공개 토론회에서 회사를 매도하고 두들기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왜 전체 기업을 매도하느냐. 그렇게 하면서 정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라고 꼬집었다.
지지율과 본선 경쟁력을 두고도 충돌했다. 김 예비후보가 "야권에서는 제가 본선 경쟁력이 가장 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제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정 예비후보는 곧바로 "김 예비후보의 본선 경쟁력 발언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김 예비후보는 정 예비후보와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 "중요한 것은 트렌드다. 저는 분명히 상향, 다른 후보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시간이 가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예비후보도 "제가 국회의원 선거만 7번, 대통령 선거만 2번으로 이번 선거까지 선거만 10번째"라며 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예비후보는 정부와의 유기적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 예비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지난 10년간 대립각을 세워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예비후보도 지난 1차 토론회에서 김 예비후보가 '친박'을 묻는 질문에 중립이라 답했던 점을 거론하며 "세모표를 들지 않으셨느냐"고 따졌다. 정 예비후보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저와 같이하자고 하셨고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함께하자고 했었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예비후보는 두 예비후보를 모두 비판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두 예비후보가 '안전'을 강조하자 "두 예비후보 모두 안전 관련한 공약이 없었고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니까 공약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의 경우) 제2롯데월드에 대한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서울시민들이 김 예비후보의) 안전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따졌고 정 예비후보를 향해서도 "박원순 시장보다 안전 문제에 있어 낫다고 했지만 롯데월드가 공사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났는데도 경선 중 사고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지방선거가 만만치 않고 50대 50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아킬레스건이 있는 분은 (본선에서) 이길 수 없는데 두 예비후보 모두 아킬레스건이 한두 개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