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포스코가 주도해온 자동차 부품용 시장에 진출하자 포스코는 현대제철이 독점하던 H형강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현대제철은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자동차용 부품용 봉강ㆍ선재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쇳물에서 자동차강판, 자동차부품, 자동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 특수강공장에서 생산되는 봉강ㆍ선재 제품들은 추가 가공을 거쳐 현대기아차에 부품으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포항공장의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에 적용되는 고급 봉강 7종, 선재 4종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추격세에 포스코도 반격에 나섰다.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독무대인 H형강 사업에 출사표를 낸 것. 포스코는 지난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장 입찰에서 H형강과 후판 제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불편한 기색이다. 김영환 현대제철 부사장(영업본부장)은 지난 25일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원가계산을 해봐도 RH빔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는 규격에서 BH빔은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후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서 BH빔에 경쟁력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철강 '빅2'가 서로의 영역에 진출하는 이유가 극심한 시장 침체에 있다고 분석했다. 전방산업인 국내 건설경기의 부진, 조선건조량 감소, 자동차 산업의 성장 둔화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리스크, 통상 마찰로 인해 대외 변수가 커지면서 두 회사가 내수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면서 "두 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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