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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대 소송, 구경만 하는 증권사·은행

최종수정 2014.04.22 11:03 기사입력 2014.04.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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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환차익 과세 관련 세무당국과 법리논쟁…변론기일 차일피일 미루기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증권사 19곳과 은행 18곳이 지난 2012년 세무당국을 상대로 3000억원대의 집단소송을 냈지만 차일피일 변론기일만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법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2007년 개인투자자 김모씨는 모 증권사를 통해 일본펀드에 2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듬해 환매에 나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한데다 증권사가 환차익만큼의 배당소득세 몫을 원천징수한 뒤 환매대금을 지급해 실제 주머니로 돌아온 돈은 1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김씨는 원금마저 잃은 마당에 환차익에 세금까지 물리는 법이 어딨냐며 2009년 관할 세무서에 배당소득세를 다시 계산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세무서는 원천징수된 2400만원 중 펀드상품을 팔 때가 아닌 사들일 때를 기준으로 계산된 부분만 잘못이라며 1000만원만 환급해줬다.
김씨는 조세심판원마저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자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2012년 1월 김씨 손을 들어 줬다. 이번엔 앞다퉈 해외펀드 상품을 판매했던 금융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원금을 까먹은 것은 물론 내지 않아도 될 세금까지 떼고 환매금액을 지급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화살이 판매사로 향하리란 우려 때문이다.

같은해 7월 증권사 19곳과 은행 18곳은 해외펀드 운용에서 손실을 봤는데도 환차익에 과세한 것은 부당이득이니 돌려달라며 집단 소송을 냈다. 삼성증권 74억원 등 19개 증권사가 청구한 몫만 766억원이다. 은행들이 올해 초 청구취지를 2500억원까지 키우면서 3000억원대 금융업계 소송전이 됐다.

그런데 그새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서울고법의 2심 재판부가 "투자기간 중 56% 가까이 폭락한 일본주식으로 인한 손실도 엔화 강세 덕에 입은 환차익과 상쇄됐다면서 환매금액 중 환차익 몫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한다"며 외화로 거래되는 국외 주식은 환차익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국외 투자신탁 수익증권을 환매하면서 투자손실이 있더라도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신탁 이익'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은 것. 이에 김씨는 지난해 3월 다시 대법원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까지 선고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낸 소송도 김씨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지난해 4월까지 두어차례 잡힌 기일을 모두 미룬 뒤 아직 이렇다 할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김씨 결과를 지켜본 뒤에야 다시 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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