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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금팔찌 KRX 金시장서 거래 못하는 이유는?

최종수정 2014.04.20 20:33 기사입력 2014.04.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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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품질 표준화 문제 때문..대신 '준거가격' 역할 할 수 있어

금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금반지나 금팔찌, 금목걸이는 녹여서 거래 할 수 없나요?"

개장 한 달을 맞은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담당자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장롱 속에 쟁여뒀던 금반지나 금팔찌 같은 귀금속도 시장에 내놓을 수 없냐는 질문이다. 돌 선물이나 결혼예물을 준비하면서 누구나 한번씩 금을 접하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 쓸모없어진 이 금을 녹여서라도 거래할 수 없냐는 것. 또 그렇게 하면 지금보다 거래량도 활발해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KRX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3.729㎏으로 하루 적정 거래량 10㎏에 못 미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공된 귀금속을 KRX 현물 금시장에서 거래 할 순 없다. 순도 99.99%의 골드바만 가능하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 탓이다.

우선 품질 표준화의 문제다. 금반지나 금팔찌 금목걸이, 금시계 같이 제품화된 금은 제각각 순도와 품질이 다르다. 순도 99.99%의 금을 제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열로 녹이거나 제련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순도와 품질이 필연적으로 떨어진다. 시중에 유통되는 금제품 중에 순도 100%의 귀금속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중앙집중적으로 거래를 해야 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금의 순도, 품질 등의 규격을 맞춰야 한다. 이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 금 현물 거래소도 제품화된 금을 취급하는 예는 없다. 모두 순도 99.99%의 골드바를 거래한다. 중국 상하이 금거래소와 영국 귀금속 시장(LBMA)도 마찬가지다.

거래소가 금은방의 소매 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지하경제 양성화를 주된 목적으로 금시장을 열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은 연간 100톤에서 110톤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떳떳하게 거래되는 금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55톤에서 75톤가량이 재산 은닉이나 탈세를 노리고 골드바 형태로 영수증 없이 거래되는 실정이다. 공식적으로 표준화된 금시장을 개설, 이러한 역효과를 막아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탈세의 온상이 돼 온 골드바가 아닌 귀금속 거래 시장에까지 중앙집중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이 제도의 취지보다는 금은방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상권을 죽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KRX금시장은 시중 금은방에서 거래되는 금반지 금팔찌 금목걸이와 아무상관이 없을까? 그건 아니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은 '준거가격'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금은방에서 1g의 금반지를 샀다. 그런데 이날 KRX 금 1g당 종가가 5만원이다. 부가세가 5%(2500원), 가공비가 10%(5000원)라고 치면 금은방에서 1g당 5만7500원에 금을 구입했다면 시세에 맞게 금을 구입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은 귀금속중앙회 같은 큰 도매상 하루에 한 두번 전화해서 형성된 금 가격이 물가 인포메이션(데이터)으로나 쓰이는 수준이었는데 금을 거래하는 시장이 생기면서 실질적인 준거가격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금은방에서 금을 거래할 때 불투명한 가격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KRX 금시장에서 거래를 준거로 삼게 되면 기준가격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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