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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의 '넥통령'…넥센 가는 곳엔 '테드 찡'이 있다

최종수정 2014.04.11 11:10 기사입력 2014.04.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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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구장의 '넥통령' 테드 스미스[사진=정재훈 기자]

목동구장의 '넥통령' 테드 스미스[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프로야구 넥센에 '턱돌이'를 능가하는 유명인사가 있다. 넥센 팬들에게 '넥통령'으로 불리는 외국인 팬 테드 스미스(Ted Smith·27) 씨. 그는 넥센의 경기는 어디든 함께 한다. 목동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도 마찬가지다. 원정을 떠나기 전 트위터로 팬들을 끌어모으고, 여의치 않을 때는 혼자라도 경기장에 간다. 넥센 없는 스미스 씨의 삶은 생각하기 어렵다.

홈경기 때 그는 응원단상에 올라 북을 치고 호루라기를 분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넥통령'(넥센 대통령), '테드 찡' 등으로 부른다. 테드 찡은 팬들이 그를 보고 '테드 짱'이라고 하던 말이 별칭으로 바뀐 것. 유니폼에도 '테드 찡'이라는 이름이 새겨 있을 정도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난 그는 몬트리올 맥길대에서 영어영문학과 동아시아언어학을 전공했다. 캐나다에서도 야구와 아이스하키 등을 좋아했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대학 졸업 이듬해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다. 한국의 거리응원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어 혈혈단신으로 처음 한국에 왔다.

그러다 한국에서도 프로야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 해 6월 17일 목동구장에서 본 SK와의 경기가 넥센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넥센은 11-4로 이겼는데, 그는 "큰 점수차로 이기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넥센 선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목동구장의 '넥통령' 테드 스미스[사진=테드 스미스 트위터]

목동구장의 '넥통령' 테드 스미스[사진=테드 스미스 트위터]


이 경기를 계기로 스미스 씨는 한국에서 스포츠를 즐기며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2011년 3월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원어민교사 자격으로 다시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넥센의 팬을 병행하는 생활을 힘들었다. 무엇보다 원정경기를 보러 갈 수 없었다. 그래서 1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넥센맨'으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지난해까지 신길동에서 살던 집도 올해부터는 양평동으로 이사했다. 오로지 목동구장과 더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시즌에는 총 128경기 중 123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올해 현재도 넥센이 한 11경기를 모두 관람했다. 그는 "지난해 몇 경기를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모든 경기를 관람하겠다"며 "올해는 우승도 가능한 전력인만큼 더 많은 경기를 보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33)을 꼽았다. 역동적인 투구폼과 공격적인 투구내용이 좋다고 했다. 스미스 씨는 "손승락 선수의 매력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진다는 것"이라며 "그를 보고 있으면 나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10일 KIA로 이적한 김병현(35)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김병현이 2012년 5월 16일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기 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름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다. 스미스 씨는 "그 때 김병현 선수가 내 이름을 말하면서 나도 덩달아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며 "KIA로의 이적은 양 팀에게 최선이다. 가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야구장에 다니는 중간중간 짬을 내 오는 7월 발간을 목표로 책을 쓰고 있다. 한국에 와 체험한 프로야구와 야구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야구장에서의 활동이 부각되면서 출판사 매직하우스가 발간 제의를 했고, 지난해 프로야구가 끝난 뒤부터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꿈은 넥센의 응원단장이나 연예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도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다"며 "한국에서 계속 생활하면서 결혼도 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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