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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페이스 오브 러브',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인 그림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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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에드 해리스(좌)와 아네트 베닝(우)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에드 해리스(좌)와 아네트 베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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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눈웃음을 지닌 할리우드 배우 아네트 베닝이 '페이스 오브 러브'로 돌아왔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격정적이면서도 잔잔한, 매력적인 작품임에 분명했다.

1994년 '러브 어페어'를 통해 만인의 연인으로 떠오른 아네트 베닝은 이듬해 '대통령의 연인'에서 완벽한 여인의 모습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게 됐다. 이후 '아메리칸 뷰티' '빙 줄리아' '내 친구의 사생활' '에브리바디 올라잇' 등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는 어느덧 50대 중반의 장년이 됐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영화에서 베닝이 연기하는 니키는 사별의 아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여인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 가렛을 잃고, 상대의 물건들을 벽장 속 깊은 곳에 감춰둔 채 억지로 생각을 잠궈나간다.

그러던 중 남편과 쌍둥이처럼 닮은 미술사 교수 톰(에드 해리스 분)이 눈앞에 나타나자, 요동치는 가슴을 부여안고 뒤를 쫓는다. 톰과 처음으로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때 눈물을 쏟는다. 인상적인 첫 만남 이후 톰 역시 니키에게 깊이 끌리게 되고 두 사람은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아네트 베닝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아네트 베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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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점 가렛과 톰을 점점 혼동하기 시작한다. 니키를 지켜보는 톰 또한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두 사람이 침대 위에서 서로 바라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장면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현실 속의 톰과 하늘나라에 간 남편 가렛, 두 사람을 사랑하는 니키는 "내가 나쁜 사람이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베닝은 혼란스러운 사랑에 고통받는 니키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시작되는 사랑 앞에서 설레어하는 여인의 모습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마음, 남편과 새 남자에 대한 미안함 등이 한데 뒤섞여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바닷가에 가서 몸을 내던지는 장면에서는 절정에 달한 여주인공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아리 포신 감독은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감정을 역설적으로 잔잔하게 그려내며 연출력을 과시했다.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아네트 베닝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아네트 베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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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는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아리 포신 감독 어머니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쓰여졌다. 남편을 잃고 힘겨워한 지 5년째 되던 해, 우연히 죽은 남편과 너무도 닮은 남자를 마주하게 된 것. 그는 남편이 살아난 듯한 충격에 휩싸였지만 극 중 니키처럼 남자를 뒤쫓아 가지는 않았다.

이후의 이야기들은 감독의 상상 속에서 탄생한 장면들이다. 만약 둘이 만났다면 어떤 얘기를 나눴을지, 과연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지 등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매력적인 배우 아네트 베닝과 에드 해리스의 환상적 호흡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더불어 '장년의 사랑'도 얼마든지 설레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랑이 끝난 이라면 지나간 사랑에 대해 생각할 것이고,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이는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누가 됐든 요동치는 가슴을 안고 극장문을 나서게 될 것은 분명하다. 긴 여운이 남는 영화. 개봉은 오는 17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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